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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평화신문[전교주일] 일상에서 선교하는 천혜자씨

작성자 : 문화홍보국-주보 작성일 : 2014-10-20 조회수 : 1426

 

[전교주일] 일상에서 선교하는 천혜자씨

“선교, 특별하지 않아도 할 수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작은 아버님. 정 갈 곳 없으면 우리 집에서 같이 삽시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작은 시아버지댁이 거리에 나앉게 생겼을 때, 천혜자(수산나, 70, 춘천교구 퇴계본당)씨는 한걸음에 달려가 “같이 살자”고 했다. 시댁 식구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이런 며느리가 또 있을까. 위로를 건네는 천씨의 눈빛에선 진심이 읽혔다. 매일 시댁을 위해 기도를 바치는 천씨를 보며 시댁 식구들 모두 천주교에 입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 갖고 도움줘

“그동안 전교한 사람들에게 여러 번 이 말을 들었어요. 저를 보고 성당에 다니기로 했다는 말이요. 얼마나 감사하고 또 기뻤는지요. 전교 비법이랄 게 사실 따로 없어요. 내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면 돼요. 특히 힘든 상황에 있을 때 진심으로 도와주고 함께하면 자연스레 전교되더라고요.”

개신교회 권사를 지낸 이웃 동생도 천씨를 따라 개종했다. 남편이 암에 걸려 힘들어할 때 여기저기 수소문해 암환자에 좋다는 약도 구해주고, 늘 곁에서 기도해준 사람이 바로 천씨였다. 동생은 “천주교 신자인 형님(천씨)을 보며 진짜 신앙이 뭔지 알 수 있었다”며 스스로 성당을 찾아갔다.

천씨는 “관심을 가지면 주변 사람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알게 된다”면서 “그 부분을 채워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사람들이 감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30대 최대 관심사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잖아요. 아직 혼인하지 않은 이들에겐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줄게. 너도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거야’라고 말해주죠. 40~50대는 아무래도 자녀들 문제가 화두잖아요. 이분들께는 자식들 위해 해줄 수 있는 가장 큰일은 기도하는 일이라고 일러주면서, 성당에 가면 평일 미사가 있어 매일 기도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식이에요. 60~70대 분들에겐 남은 삶을 겸손한 마음으로 곱게 늙으려면 성당에 가면 된다고 말하죠.(웃음)”

천씨는 또 “평소 행동이 중요하다”면서 “성당 갈 때만 신자고 보통 때는 전혀 신자 같지 않으면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하느님을 믿을 리 없다”고 말했다.



늘 기쁘게 생활

1993년 세례를 받은 천씨는 곧바로 레지오 마리애에 입단했고, 사회복지회를 통해 봉사 활동도 시작했다. 주어진 일은 늘 기쁘게 받아들였다. 본당에선 미사 해설을 10년 넘게 했고, 구역장도 맡았다. 그는 이달 초 춘천교구 레지오 마리애 60주년 행사에서 20년간 단원으로 활동하며 60명이 넘는 이들을 전교한 공로로 교구장 김운회 주교에게 교황 묵주를 선물 받기도 했다.

천씨는 “시어머니 모시고 살며 집에서 살림하는 저같이 평범한 사람도 할 수 있는 게 전교”라면서 “전교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