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 본당 이름 전국에 33개
쑥고개, 샘밭, 스무숲, 미리내, 버드내, 숲정이, 달맞이….
아름답고 정감이 느껴지는 순우리말 단어들이다. 또 전국 교구에 있는 성당 이름이기도 하다. 한글날(9일)을 맞아 우리말 이름을 가진 본당을 찾아봤다. 전국 16개 교구 1668개 본당(2013년 말 기준) 중 순우리말 이름 본당은 33개로 전체의 1.98%를 차지했다. 12개 교구에 우리말 이름 본당이 있었다.
춘천교구가 솔모루ㆍ애막골ㆍ스무숲ㆍ샘밭ㆍ솔올본당, 꽃동네(준)본당 등 6개로 가장 많고, 수원교구가 감골ㆍ던지실ㆍ미리내ㆍ버드내ㆍ벌말본당 등 5개로 뒤를 이었다. 부대 명칭을 본당 이름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 군종교구도 불무리ㆍ열쇠ㆍ오뚜기ㆍ이기자ㆍ한밭본당 등 5개가 있고, 서울대교구는 쑥고개ㆍ새남터ㆍ연신내ㆍ가재울본당 등 4개였다.
대전교구(버드내ㆍ여사울ㆍ갈매못본당), 부산교구(꽃바위ㆍ달맞이ㆍ못골본당), 전주교구(숲정이ㆍ나바위ㆍ솔내본당)에는 각각 3개의 우리말 이름 본당이 있다. 청주교구는 꽃동네ㆍ새터본당 등 2개, 인천교구(모래내본당), 대구대교구(큰고개본당), 원주교구(아우라지본당)는 1개였다.
의미를 살펴보면 ‘쑥고개’는 ‘숯을 굽던 가마가 있던 고개’에서 유래됐고 ‘솔올’은 소나무가 많은 고을이라는 뜻이다. ‘새남터’는 ‘새나무터’의 줄임말로 억새풀과 나무가 있는 터, ‘아우라지’는 두 물줄기가 어우러진다는 의미이다. 군종교구 본당을 제외한 대부분 본당 우리말 이름은 현재 지명의 옛 이름이다.
갈말(葛末)본당(춘천교구), 갈곶동(葛串洞)본당(수원교구)처럼 순우리말인 것 같지만 우리말이 아닌 이름도 있다. 한자어와 우리말을 합쳐서 만든 동탄숲속ㆍ정자꽃뫼ㆍ조원솔대본당(수원교구), 야당맑은연못본당(의정부교구), 용머리본당(전주교구), 학다리본당(광주대교구) 등도 있다. 한자어였던 이름을 우리말로 바꾼 본당도 있다 ‘송우리본당’이었던 솔모루본당은 2005년, ‘봉천8동본당’이었던 쑥고개본당은 2008년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우리말 이름 본당 비율은 춘천교구(전체 61개 본당)가 9.8%로 가장 높다. 춘천교구 사목국장 홍기선 신부는 “춘천교구는 전임 교구장님 재임 시절부터 우리말 이름에 관심을 가졌다”면서 “우리말 이름은 성당이 있는 지역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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