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 아저씨처럼 한국 교회가 나아갈 길을 알려주시고, 가장 낮은 곳에 함께 서서 희망을 주셨다.”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추모 미사가 25일 천주교 춘천교구 죽림동 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됐다. 이날 추모미사에 온 신자들은 죽림동 성당 내부를 가득 채웠고, 성당 밖에도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져 교황의 안식을 위해 기도했다. 거동이 어려운 백발의 어르신들도 자리에 함께해 교황을 배웅했다.
미사를 집전한 천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소박한 인간임을 자처하면서 교회에 희망을 일구신 교황님의 모습을 우리도 삶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영 주교는 “한국 천주교가 두봉 주교 선종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의 슬픔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 분을 잃은 슬픔을 우리 삶에서 승화시키고 기쁨과 희망의 삶을 살자”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만난 일화를 언급한 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을 소개했다. 그는 “세상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필요로 할 때, 그분은 제게 많은 영향을 줬다”며 “교황님은 자신이 세상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또 “2022년 교황청 알현 때 주교의 직무가 어딨는지 대화를 했고, 지난해 알현했을 때는 우리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이웃 아저씨처럼 해답을 주셨다”고 전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 자서전 ‘희망’에 나오는 구절인 “희망이 피어나는 데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그 한 사람이 당신일 수도 있다”를 언급하며 검소한 행보로 난민과 절망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했던 교황의 일화를 전했다.
김 주교는 “교황의 삶에서 행동하는 희망을 봤다. 행동하는 희망이 더 큰 희망과 가치를 일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추모미사는 김진태 도지사, 육동한 춘천시장, 김진호 춘천시의장을 비롯해 신자 수백 명이 참석, 경건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제대 앞에 놓인 사진 속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그가 보여줬던 특유의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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