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좌(교황청) 정기방문 중인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2015년 3월 9일(월) 아침 7시 15분, ‘성 베드로 사도 무덤 제대 미사’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성 베드로 사도의 무덤 제대는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제단의 지하에 있다.  ▲한국 주교단이 3월 9일(월) 오전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있는 ‘성 베드로 사도 무덤 제대’에서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운데)의 주례로 미사를 드리고 있다. 왼쪽은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오른쪽은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한국 주교단이 성 베드로 사도 무덤 제대 미사를 드리고 있다.
미사 주례는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가 맡았다. 김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사도좌 방문은 각자에게 맡겨진 주교 직무를 새롭게 갱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김 대주교는 구약성경의 엘리사 예언자가 이방인을 치유하는 내용의 미사 독서를 언급하며, “우리는 가톨릭교회의 주교로서 한 종교의 성직자일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하느님께 인도하는 보편적 목자로서의 소임 또한 크다. 우리는 종교를 구별하지 않고 하느님의 사랑과 존중과 배려로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과 함께할 사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교황님 말씀대로 우리도 모두 교회 밖으로 용감하게 나아가는 각오가 필요하다.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한 베드로 사도가 잘못을 깨닫고 회심의 눈물을 쏟아낸 것처럼 우리도 매순간 하느님께로 돌아서는 사도의 마음을 닮아야겠다”는 권고로 강론을 마무리했다.  ▲한국 주교단이 3월 9일(월) 오전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있는 ‘성 베드로 사도 무덤 제대’에서 미사를 드린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주교단 1그룹의 교황 알현은 9일 오전 10시 30분 교황청 클레멘스 8세 홀에서 이뤄졌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주교 14명이 격의 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좌담회 형식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을 다녀온 지 꽤 되는 바람에 한국어를 잊어버려 통역이 필요하게 됐다는 농담으로 웃음을 선사하며 한국 주교들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교황은 첫 질문으로 세월호 문제가 어떻게 됐는지를 물으며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변함없는 연민을 드러냈다.
이어 교황은 방한 이후 한국에서 입교자가 증가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하느님께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가 입교 후 곧바로 냉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자 교황은 “교회 공동체가 새 영세자와 동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한국 교회의 예비 신학생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매우 훌륭한 시스템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사제의 환속과 성추행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다. 교황은 “지난해 방한 당시 수도자들과의 만남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다”면서 수도자들에게 영성(기도)과 수도 공동체 생활, 공부, 사도직 활동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앗 리미나’ 기간에 이뤄지는 주교들의 교황 알현은 1대 1 개별 알현이 원칙이었으나, 근래에는 그룹 알현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교들은 그룹 알현을 통해 교구 차원을 넘어 한국 교회 전체의 사목 현안에 관해 교황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한국 주교단 1그룹이 3월 9일(월)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종수 주교(대전교구 보좌),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김운회 주교(춘천교구장, 겸 함흥교구장 서리), 정순택 유경촌 조규만 주교(이상 서울대교구 보좌),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프란치스코 교황, 김희중 대주교(주교회의 의장,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주교(광주대교구 보좌),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 이병호 주교(전주교구장), 최기산 주교(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인천교구 보좌), 박현동 아빠스(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원).
교황청 인근 우르바노대학 구내에 있는 국제선교촉진센터(CIAM)를 숙소 겸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 장소로 정한 한국 주교단은 사도좌 정기방문 첫날인 9일 성 베드로 사도 무덤 제대 미사와 1그룹의 교황 알현, 춘계 정기총회 개막 등으로 몹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기사, 사진 인용 출처=가톨릭신문, 평화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