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9일(수) 10시, 춘천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주최하고 춘천교구 사목국(국장: 김혜종 요한세례자 신부)이 후원하는 '제11회 38선 티모테오 길 도보순례' 가 있었다. 

11회째를 맞이한 이번 도보순례에 참가한 1600여명의 교구 사제, 신자들과 수도자, 타교구 신자들은 양양성당에서 시작해 부소치재까지 약 12km(양양성당/출발 → 송이벨리공원 → 상왕도 삼거리 → 오상영성원 → 부소치재)의 거리를 이번해 80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히 교구주보인 예수성심상을 6명의 사제가 순례길 선두에 모시고 순례하게 되어 순례기-예수성심상-태극기-교구기-교구장 문장기-평협기-80주년 로고기-이광재 신부님 사진-교구별 기수단-춘천교구 본당별 기수단-도보순례자의 행렬순으로 걸었다. 

이번 순례길은 아래와 같이 마련되었다.

1구간 '나부터 바뀝시다' 나를 바꾸기 위한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지난 나의 모습 중 가장 바꾸고 싶은 모습을 묵상하기.

2구간 '사랑으로 하나 됩시다' 기도가 필요한 분을 위한 영적 물 한 잔 떠드리기를 통해 뽑은 카드에 적힌 분을 위한 기도 내용과 이광재 티모테오 신부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기도하기.

3구간 '신앙의 기쁨을 나눕시다' 에서는 앞으로 신앙생활 안에서 가톨릭 신앙의 기쁨을 누구에게 나눠야할지 생각하기.

또한, 신자들은 순례 중 묵주기도를 바치며 6.25 전쟁중 북녘에 남은 신자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 69주기를 맞는 이광재 티모테오 신부의 희생과 돌봄을 묵상하며, 춘천교구 순교자들을 기억했다. 

양양성당에서부터 미곡처리장 부근까지는 농악대의 흥겨운 퍼레이드가 함께하였고, 미사가 봉헌되는 오상영성원 부근에서는 가톨릭전례음악합창단 노부스깐뚜스의 공연으로 순례길을 더욱 빛내줬다.

점심 식사 후 오후 2시부터, 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의 주례로 교구 사제 34명 공동집전으로 미사가 봉헌 되었고, 강론은 고봉연 요셉 신부(성산본당 주임신부)가 맡았다.

사랑의 길이 되어 떠나신 6.25순교자들을 기억하며 기도 속에서 순교의 정신을 되돌아 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순례단의 안전을 위해 평단협 임원들이 구간 봉사자로 배정되어 모두 무사히 완주하였다. 

 "도보순례가 끝나면 이제 우리는 우리 삶의 순례를 떠날 것입니다. 

그 길에 때로는 어려움도, 그리고 힘겨움도 있겠지만 

우리는 함께 이 신앙과 사랑의 길을 힘차게 걸어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길은 혼자 걷는 길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걸으시며 

우리에게 은총과 사랑을 베푸시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일어나 주님의 빛 속에 함께 걸어갑시다."

사목국장 김혜종 세례자요한 신부  인사말 중

<38선 티모테오 순례길>

순례길은 1945년 8월 15일 해방부터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신앙과 자유를 찾아 38선을 넘어 남하한 북한 동포들의 도보길입니다. 그들은 이념대립의 소용돌이 속에서 당시 공산치하의 박해를 피해 월남했습니다. 그야말로 <죽음의 38선길>이었습니다. 당시 양양성당(양양읍 성내리 소재)은 38선에서 북으로 약12km정도에 위치하여, 38선에 가장 가까운 성당이었습니다. 그래서 박해를 피해 남하하는 성직자, 수도자들이 그곳을 찾아 도움을 받았습니다. 해방 후, 북한에는 1946년에 소련군이 진주하였습니다. 그들은 양양성당을 무전실로 쓰다가 1948년엔 인민군이 성당을 완전히 장악합니다. 이때부터 북쪽지역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양양성당에 찾아와 당시 주임사제였던 이광재(티모테오) 신부님께 38선을 무사히 넘을 수 있게 부탁해오면, 38선 인근 마을 신자를 불러 그네들을 무사히 38선 남쪽까지 넘어갈 수 있도록 안내하셨습니다. 이때 남하한 경로는 여러 곳이지만, 주로 많이 이용한 코스는 고노골(월리), 한구령(용천), 부소치고개(남양리), 한천산 부근, 명지리 안골이었습니다. 양양본당의 제3대 주임사제이던 이광재(티모테오) 신부는 공산당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이들을 안전하게 숨겨주었다가 본당 교우들을 통해 무사히 38선 이남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많은 위험과 어려움이 따랐지만,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월남시킬 수 있었습니다. 달도 없는 칠흑 같은 그믐밤에 그물처럼 짜여진 38선 보위대 경비초소의 인민군 총부리를 피해서 목숨을 걸고 그들의 등불이 되어주었습니다. 이와 같은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며 이광재 티모테오 신부님의 삶을 묵상할 수 있도록, 춘천교구에서는 2009년부터 38선 티모테오 순례길 걷기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년 행사일은 티모테오 신부님이 돌아가신10월 9일입니다. 

# 행사 촬영: 사진- 문화홍보국, 전상영 골롬바노(춘천교구 명예기자), 김예슬 율리아(춘천교구 명예기자), 드론- 김현국 사도요한 신부(문화홍보국장), 영상- 문화홍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