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1일 차 학술대회에서 이기헌 주교가 첫날 발표와 종합토론을 마무리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의정부교구는 7월 20∼21일 일산성당 희년의 집에서 교구장 이기헌 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 주교 등 8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새 정부와 한반도의 평화’를 주제로 온ㆍ오프라인을 병행하는 2022 국내학술대회를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 주관으로 열었다.
20일 1일 차 회의(Session)에서는 최근 국내외 안보환경 변화의 내용과 함의를 살펴봤다.
먼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오늘날 세계 질서의 핵심으로 △경제ㆍ기술분야의 탈세계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대결 구도 △미국 주도 군사동맹체제의 확대ㆍ강화 등을 꼽고, 이에 따른 양극체제 출현이 가져다준 군비 강화와 경제제재는 지구촌 기후위기 대처와 양립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천식 전 통일부 장관은 탈냉전에서 신냉전으로 국제질서가 대전환하는 상황에서 과거 외교ㆍ안보정책은 지속할 수 있지 않다며 핵 무력을 완성한 북한은 핵무기를 정치ㆍ경제, 군사, 심리적 영역에서 최대한 활용해 우리를 억압하고 한반도 질서를 주도하고자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북핵 해법과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ㆍ중, 미ㆍ러 관계의 악화는 ‘협력 안보’의 실종으로 이어질 것이며, 기후변화나 팬데믹, 북핵 문제 대처에 어려움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환 원광대 초빙교수는 “현재의 한반도는 소규모 충돌이 핵무기 사용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크고, 위기 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신뢰 형성의 토대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새 정부는 대북정책의 실패를 진보 정부 정책에서만 찾을 게 아니라 지난 보수 정부의 정책이나 남북관계 실패 경험에서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21일 2일 차 회의(Session)에선 안보환경의 변화에 따른 가톨릭 공공외교와 평화운동의 방향을 짚었다.
백장현(대건 안드레아) 한신대 초빙교수는 “북핵 문제와 핵확산 문제는 단기적으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통해 풀고, 중기적으로는 동북아 비핵지대를 구축해 확산을 막으며, 장기적으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이루는 로드맵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부원장 신승민 목사는 화해와 평화로의 대전환의 신학적 근거로 △모두를 위한 풍성한 삶(요한 10,10) △다름의 축복(창세 11,1-9 참조) △은혜의 나눔(로마 12,13) △‘하느님의 선교’(Missio Dei) 신학 등을 꼽고, 우리 민족의 가장 아픈 지점은 바로 민족분단의 자리이기에 그 자리에서 우리의 신학, 우리의 선교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훈(안셀모) 팍스크리스티코리아(PCK) 이사는 한국 가톨릭 공공외교의 방향과 과제로 △한반도 평화 구축과 통일에 대한 장기적 비전과 로드맵 구축 △가칭 ‘한국 가톨릭 평화 공공외교’ 네트워크 구성과 실천 △가톨릭 공직자와 정치인의 공공외교 역할 강화 △이웃종교와의 적극적 소통과 협력 △평화분야 시민사회와의 적극적 소통과 협력 체제 구축과 실천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는 공공외교의 장점을 활용해 가톨릭 교회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박문수(프란치스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운영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가톨릭 평화운동의 역할과 관련해 교회 내에선 북한과 6ㆍ25전쟁, 남북 화해, 통일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평화교육 시행과 함께 통일사목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외적으로는 한국 교회 주도로 ‘통일국민협약’을 제안하고, 북한과 북한 교회에 먼저 대화를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적으로는 가톨릭교회의 기존 소통ㆍ연대 채널을 활용하고, 국제 가톨릭평화운동 NGO(NPO)들과 함께 한반도 의제의 국제화, 보편적 평화 의제의 지역화를 위한 활동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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