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성사 참여 인원 소폭 늘었으나 성장세 0%대로 정체
‘2019 한국 천주교회 통계’ 분석
2020.05.03 발행 [15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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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한국 천주교 신자 수는 591만 466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복음화율은 상승을 유지하고 있지만, 청소년층과 노년층 신자 비율이 양극화 현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9년 가톨릭대 신학대가 주최한 성소주일 행사에서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
주교회의가 최근 발표한 ‘2019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교회 신자 수는 591만 4669명으로 전년보다 0.8%(4만 8159명) 증가했다. 복음화율은 11.1%로 전년 대비 0.1%p 올랐다. 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던 2014년 2.2% 성장률을 보인 이후로는 계속 1%대 성장세에 머물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19년 가장 낮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성장세 둔화가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전체 신자 수에 잡히지 않는 허수(虛數)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전 국민 가운데 가톨릭 신자 비율은 분명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여기에는 쉬는 교우, 거주 미상자, 이중 교적자, 개종자 등에 대한 집계가 완벽히 반영돼 있지 않다. 2017년 주교회의 봄 정기총회에서 교적 중심 통계의 정확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후 서울과 광주대교구가 교적 정리에 임했지만, 앞으로 이에 대한 개선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사와 성사 참여 인원 소폭 증가
미사 및 성사 참여율은 한국 교회 신자들의 ‘1년 신앙생활 성적표’이기도 하다. 통계가 신자들의 영적인 생활을 가늠할 순 없지만, 기본 신앙생활에 얼마만큼 적극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일 미사 참여율은 18.3%로 2018년과 동일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년과 비교해 평균 미사 참여 인원은 0.5%p(5598명) 늘어 108만 687명으로 집계됐다.
부활 판공성사 참여율은 전체의 31.4%로 전년보다 0.1%p 늘고, 참여 인원도 전년 대비 0.2%p 늘어난 99만 4022명을 기록했다. 견진성사를 제외하고 병자성사(4.4%), 첫영성체(4.2%), 고해성사(0.4%) 모두 참여율이 늘었다. 2018년 통계에서는 병자성사를 제외한 모든 성사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다행스럽게도 2019년에는 신자들의 성사생활 참여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을 비롯해 춘천교구 80주년, 안동교구 50주년, 원주교구 평신도 희년 등 교회 전체적으로 어느 때보다 신자 성사생활을 고양한 다양한 계기들이 지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서는 2018년 한국 교회가 평신도 희년을 보낸 영향이 이듬해 성사 지표로 반영됐을 수 있다.
선교와 혼인성사 중요성 대두
새 영세자 수도 소폭 증가했다. 전년 대비 0.2%p 늘어난 8만 1039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부터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다 5년 만에 반등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2017년 처음 10만 명대 벽이 무너지고, 2018년 -16.4%(1만 5889명) 감소 이후 2년째 8만 명 대에 머물고 있어, 선교 프로그램 및 교육 계발에 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혼인 건수는 23만 9159건으로 통계 작성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교회 내 혼인성사 건수는 1만 3878건(성사혼 5160건, 관면혼 8718건)으로 전체 혼인율 감소와 같이 매년 줄고 있다.
특수 사목과 해외 선교 비율 증가
지난 10년간 새 사제 수는 매년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2019년 사제품을 받은 교구 신부는 125명으로, 전년보다 25명 늘었다.
전체 성직자 수는 추기경 2명을 포함한 주교 42명, 신부 5480명(한국인 5333명, 외국인 147명) 등 2018년보다 92명 늘어난 5522명이다. 이 가운데 축성생활회(수도회) 신부가 797명, 사도생활단(선교회) 신부가 146명이다. 사제 수는 서울(919명), 대구(542명), 수원(519명) 순이었다. 교구 신부 1인 대비 평균 신자수는 1303명으로 전년보다 14명 줄었다.
교구 사제의 사목 유형은 본당 사목 48.9% (2219명), 특수 사목 23.4%(1060명), 국내외 연학 4.6%(207명), 교포 사목 3.6%(165명), 해외 선교 2.7%(123명), 군종 2.2%(102명)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0년간 본당 사목과 교포 사목 비율은 줄고, 특수 사목과 해외 선교 비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해외 선교지에 파견된 사제 수는 지난해 251명, 수사(57명), 수녀(804명), 평신도(52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29.6% 증가한 수치로, 한국 교회가 ‘나누는 교회’로 더욱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선교사가 활동 중인 국가는 필리핀(123명), 베트남(84명), 중국(67명), 잠비아(50명) 순이었다.
교회 내 세대 양극화 현상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변화는 교세 통계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10~24세 청소년 신자 비율은 전체의 11.7%(69만 6098명)에 그쳤지만,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은 20.5%(121만 778명)로 세대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10년 전보다 청소년 신자가 5.2%p 줄어든 반면, 어르신 비율은 6.9% 늘었다.
주일학교 학생 수는 여전히 감소 추세에 있지만, 지난해 초등부는 전년 대비 1.3%p 줄어드는 데 그친 8만 9377명으로 집계됐고, 중등부는 1.4%p 증가한 2만 8311명으로 확인됐다. 고등부도 5.2%p 줄었지만, 2018년 통계 때 전체 주일학교가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반해선 감소세가 둔화된 모양새를 보였다.
원로 사목자 비율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원로 사목자 수는 전체의 9.4%로 428명이다. 이는 2010년 5.5%(205)에서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65세 이상 사제의 비율은 14%(632명)으로 2012년 9.4%보다 크게 늘어 한국 교회 성직자의 고령화 현상도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학생과 수련자 감소
신학생 수는 1209명으로 전년 대비 5%p(64명) 줄었다. 교구 소속 신학생 수는 966명으로 처음 1000명 이하로 떨어졌다. 2010년(1674명)과 비교해도 27.8% 감소한 수치다.
2019년 한국 교회 전체 수도자 수는 남녀 각각 2명, 14명씩 늘어 총 1만 159명이 됐다. 남녀 각기 전년 대비 0.1%p 늘었다. 그러나 남자 수련자 수는 7명 늘어난 반면, 여자 수련자는 32명 감소했다. 전체 여자 수도자 수는 1만 159명으로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입회를 희망하는 여성 수련자의 감소세는 10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교황청 설립 남자 수도회는 2019년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이 설립돼 32개가 됐으며 교황청 설립 여자 수도회는 78개로 변동이 없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