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을 이어온 아름다운 동행이죠.”
춘천교구 맹석철 신부(양덕원본당 주임)에게는 35년이 넘도록 꾸준히 찾아오는 반가운 가족이 있다. 바로 권복주(요셉)·이호인(레오)·장광복(프란치스코)·정영철(엘리지오)씨다. 비록 피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맹 신부와 함께 있는 모습이 부자지간 같다. 이들은 바로 맹 신부가 1987년 백마부대에서 군 사목을 할 때 함께 일하던 군종병 출신 전우회다.
맹 신부의 전우회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2~3차례에 걸쳐 맹 신부가 사목하는 본당을 찾아 안부를 물었다. 청년들의 모임이 이제 가족모임으로 커져 이제 모임 풍경이 명절에 모인 대가족을 연상하게 한다.
인연은 가족모임에서 그치지 않았다. 각 서울·광명·부천 등의 도시본당에서 성가대, 레지오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속한 단체를 맹 신부의 본당에 초대해 도시-농촌본당 교류의 잔치를 만들기도 하고 맹 신부가 사목하는 시골본당 어르신들을 서울에 초청해 성지순례와 문화공연 참가, 관광 등을 하도록 비용과 진행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맹 신부 본당의 어려운 학생들이 장학회 등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했다. 전우회는 물심양면으로 맹 신부의 든든한 후원자다.
하지만 전우회는 오히려 맹 신부에 대한 감사의 마음뿐이다. 배고프고 힘들던 군 생활을 행복하게 해준 것이 바로 맹 신부라는 것이다. 누구 한 사람도 “아버지 같은 분”이란 말을 주저하지 않았다. 장광복(프란치스코)씨는 “신부님은 사제로서 ‘삶의 표상’을 보여주신 분”이라면서 “그 모습이 마음에 남아 신부님처럼 멋있게 살아보려 열심히 살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맹 신부는 “우리는 군대에서 추억보다 그 이후에 쌓은 추억이 더 많다”면서 “인생에 이렇게 오래 정을 나누고 함께하는 동반자들이 있다는 것에 고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