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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특별 기고] 교황님 환영합니다

작성자 : 문화홍보국2 작성일 : 2014-08-13 조회수 : 6802

 

[오피니언<기고]

 

[특별 기고] 교황님 환영합니다



 

승인 2014.08.12  

 

 

 
        ▲ 김운회 주교 천주교 춘천교구장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대한민국을 방문하십니다. 한국 가톨릭 신앙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기쁨이고 영광입니다.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착한 목자의 모습을 몸소 보여주시고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시며 기쁨을 되찾아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분이 우리의 상처를 싸매주고 내적 위로와 치유의 손길을 건네기 위해 직접 이곳을 찾아주시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곳에서 그분의 방문을 원하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친히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대한민국을 선택하여 주셨습니다. 과거의 훌륭한 124위 가톨릭 신앙인들의 삶을 칭송하고 제 6회 아시아 청년대회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그것 외에도 이곳을 첫 방문지로 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의미와 그 까닭을 잠시 짚어봅니다.

그분께서는 2013년 3월 13일에 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작년 이맘때, 어느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오늘날, 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전투가 끝난 뒤의 야전병원과 같습니다. 중상을 입은 사람에게 콜레스테롤과 혈당치 여부를 묻는 것은 헛된 일입니다. 일단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상처부터 싸매주어야지요. 그런 다음에 다른 치료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사회가 바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 뒤, 이곳저곳에서 신음소리가 들립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절규가 산업현장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에서, 그리고 산과 바다에서까지 들립니다. 이렇게 포연이 자욱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흐르는 현장을 흰옷 입은 노인이 찾아주십니다. 마치 야전(野戰)이 벌어진 싸움터를 찾아 상처를 싸매주는 의사처럼 그분은 그렇게 오십니다. 언제나처럼 검은 가방을 손수 들고 오실 것입니다. 우리의 상처에 사랑의 연고를 발라주실 것이고 환부를 싸매주실 것입니다. 용기를 북돋워 주실 것이고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기쁨을 선포해 주실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당신이 우리와 함께 있음을 알려주실 것이고 잊히지 않은 눈길로 우리들 모두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을 환영합니다.

60년 동안 같은 민족이 휴전 상태의 긴장 가운데 살고 있는 나라, 가장 짧은 시간에 폐허에서 성공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한 나라, 정치와 인권문제로 끊임없이 내적 갈등 속에 번민하는 나라, 다종교 사회임에도 갈등 없이 대화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나라, 과거의 지독한 박해 상황 속에서도 신앙의 꽃을 피운 나라, 미래 아시아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 바로 이곳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찾아 주십니다. 아시아 젊은이들에게 추구해야 할 가치를 일러주실 것이고 사랑과 정의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것을 두려워 말라고 하실 것입니다. 서로를 존중하며 상생할 것을 일깨우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희생의 가치를 그들 가슴에 되살려 놓을 것입니다.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일깨워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교황님의 방문을 기뻐합니다.

2014년 8월 16일, 무엇보다도 한국의 윤치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이 거행되는 광화문 현장은 온 세계의 눈과 귀를 모으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그 자리는 시복식의 주인공들과 수많은 순교자들이 고초를 겪었던 장소입니다. 그들이 육체적 고통을 초월하며 목숨을 바친 서소문 순교성지, 조선시대 우포도청, 의금부가 있던 바로 그곳입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을 드러내는 대표적 아이콘이 된 장소입니다. 월드컵 때의 국민들의 환호와 하나 됨을 온 세계에 보여 준 곳입니다. 그러나 한동안 그곳은 더 이상 축제의 장소가 되지 못했습니다. 우리들 모두가 기쁨을 잃고 우울하고 화난 표정으로 서로를 탓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귀한 손님이 오십니다. 우리들 모두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며 일어나서 빛을 비추라고 격려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참된 의미의 축제의 시간을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오시는 교황님께 감사드리며 진심으로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동명 sunshine@kado.net

 원본  |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693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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