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예수님 사랑 더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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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현 신부가 사제수품 60주년을 축하하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축복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조규성 명예기자 |
1953년 8월 22일 명동성당에서 사제서품식이 거행됐다. 김창렬(전 제주교구장) 주교, 정의채(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 몬시뇰을 비롯한 사제 6명이 탄생했다. 그런데 축하객 하나 없는 새 신부 한 명이 있었다. 이응현(춘천교구 원로사목자) 신부였다.
2013년 8월 22일 춘천 거두리성당에서 이 신부의 사제수품 60돌 회경축 감사미사가 봉헌됐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후배 사제 70여 명과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 많은 신자들이 이 신부의 회경축을 축하했다. 김 주교는 이 신부에게 교황 프란치스코의 축복장을 전달했다.
이 신부는 축하식에서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나를 안아주고 이끌어주신 예수님께 더욱더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청했다"고 밝혔다. 또 후배 사제들과 신자들에게 "약속을 잘 지키는 신앙인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1925년 강원도 이천(현재 북녘)에서 태어난 이 신부는 어린 시절 집 근처 성당에 다녔는데 성당에 가면 미사를 주례하는 신부님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미사 때마다 '나중에 꼭 신부가 돼 멋있게 미사를 집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외동아들이었던 이 신부는 신학교 입학이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신학교 교수로 있던 삼촌과 신학교에서 공부고 있던 사촌형 덕분에 소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 신부 어머니는 "신학교에서 나오면 그때부터 넌 내 아들이 아니다. 마음을 먹었으면 반드시 신부가 되라"고 당부했다.
이렇게 해서 성신대학(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으니 축하객이 있을 리 없었다. 이 신부는 군종을 거쳐 문막ㆍ상동(현 공소)ㆍ풍수원ㆍ소양로ㆍ죽림동ㆍ동명동ㆍ운교동ㆍ가평본당 주임을 지내고 2000년 9월 7일 사목일선에서 물러났다.
은퇴 후에는 곰실공소로 거처를 옮겼다. 평소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신자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자'는 마음을 갖고 있던 이 신부는 주일 미사를 봉헌하고 아픈 신자를 찾아가 병자영성체를 베풀며 14년째 공소 주임 신부 역할을 하고 있다.
김운회 주교는 축사에서 "참사제로서 후배 사제들에게 귀감이 돼주신 이 신부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우리 교구의 긍지이며 자랑이신 신부님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우리 곁에 함께 머물러 달라"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 조규성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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