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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평화신문오면 행복한데 안 나올 수가 있나요

작성자 : 문화홍보국 작성일 : 2011-04-21 조회수 : 2669
오면 행복한데 안 나올 수가 있나요

미사참례율 40% 넘는 춘천교구 홍천본당ㆍ임당동본당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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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본당 홍기선 주임신부와 윤장호 보좌신부가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신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신자 수는 30% 가까이 늘어났지만 정작 주일미사에 참례해보면 이 같은 성장이 좀처럼 실감나지 않는다. 신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비율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2009년 교세통계에 따르면 주일미사에 꾸준히 참례하는 신자는 4명 중 1명(26.5%)에 불과하다. 낮은 미사참례율로 고민하고 있는 사목자들에게 주일미사 참례율 40%는 귀가 번쩍 뜨이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춘천교구 홍천본당은 2년 넘게 40%가 넘는 미사참례율을 유지하고 있고, 강릉 임당동본당은 사목자와 신자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최근 미사 참례율 40%를 달성했다. 주일이면 성당이 신자들로 넘치는 두 본당의 비결을 알아봤다.

#성당을 영혼의 쉼터로  

 홍천본당(주임 홍기선 신부)은 주일 교중미사 때마다 자리가 부족해 간이 의자 수십 개를 갖다 놓아야 한다. 평일미사 때도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전체 신자 1744명 가운데 784명이 주일미사에 참례한 지난 3일 미사참례율은 45%. 여느 본당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홍기선 신부는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많이 마련하기보다는 신자 한 명 한 명에게 신앙생활 자체의 기쁨과 즐거움을 알려주려고 노력한다"며 "신자들이 성당에서 편안함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미사참례율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천본당은 거리선교와 같은 대대적 선교운동이나 냉담교우 회두 운동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례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고, 높은 미사참례율이 말해주듯 냉담교우도 다른 본당에 비해 적은 편이다. 홍 신부는 선교ㆍ냉담교우 회두 운동 대신 신앙생활의 행복을 알려주는 데 주력했다.

 "세상살이에 지친 신자들이 '성당에 오면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사목하려고 노력합니다. 보좌신부와 사무실 직원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신자들에게 짜증을 내거나 고압적 자세를 취하지 말고 늘 밝은 얼굴로 진심을 담아서 친절하게 맞이하라'고 당부합니다. 신자들이 성당에 와서 삶의 활력을 얻었으면 합니다."

 누가 미사를 주례하든 상관없이 홍 신부와 윤장호 보좌신부는 평일ㆍ주일 미사가 끝날 시간이 되면 언제나 성당 앞에 서서 환한 얼굴로 신자들을 배웅한다. 이 시간에 간단한 신앙상담도 이뤄진다.

 또 주보에 나와 있는 홍 신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 "안녕하세요! 홍기선 신부입니다"하는 상냥하고 밝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집무실 전화와 개인 휴대전화를 연결시켜 놔 자리에 없을 때도 언제든 통화를 할 수 있다.

 덕분에 홍천본당 신자들에게 '신부님'은 전화만 해도 만날 수 있는 가깝고 친숙한 존재가 됐다. 신자들은 "신부님이랑 통화를 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재(마르티노) 사목회장은 "신자들이 성당을 언제든지 찾아와 편히 쉴 수 있는 마음의 쉼터로 생각하고 즐겁게 다니고 있다"면서 "성당에서 행복을 느낀 신자들은 다른 이들에게도 기쁨을 전하려는 마음에 전교나 냉담교우 회두를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신부는 "신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성당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성당'이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면서 "신앙생활을 통해 마음이 편해지고 기쁜 마음이 생기고 행복해진다면 성당을 찾는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신부는 얼마 전 페이스북(ww w.facebook.com에서 '홍기선'을 검색)에 개인 누리방을 만들어 신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미사참례율 45% 목표 적극적 선교운동

 4단계 선교운동 '살짝전함'으로 지난 2년 동안 새신자 200여 명을 탄생시켰던 임당동본당(주임 김현준 신부)은 지난해 전교의 달(10월)에 '모심본부'를 만들고 체계적인 냉담교우 회두 운동 '기준대모'를 펼쳐 지난달 처음으로 미사참례율 40%를 달성했다.

 미사참례율 45%를 목표로 하는 기준대모는 '기도하겠나이다, 준비하겠나이다, 대화ㆍ방문하겠나이다, 모시겠나이다'의 앞글자를 따서 지은 4단계 운동이다. 모심본부는 전 신자 고리 묵주기도를 통해 회두 운동을 준비한 후 주일미사 명찰 달기, 구역별로 출석 스티커 붙이기 등으로 냉담교우를 상세히 파악했다.
 
 이어 선물과 편지를 들고 냉담교우를 지속적으로 방문해 얼어붙어 있던 마음을 녹인 뒤 반모임 참석과 단체 가입을 권유했다.

 또 매주 교중미사 후에 모든 신자가 차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해 아직 성당이 어색한 신자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신자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냉담교우 2명에게 전화를 걸어 미사에 함께 참례하는 '주일미사 날개달기' 운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최근 3년간 입교한 '새내기 영세자'를 대상으로 재회 모임을 시작했다. 세례 후 성당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면서 금세 냉담교우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김현준 신부는 "선교운동도 중요하지만 세례를 받은 신자들이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해 냉담교우가 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심을 갖고 돌보는 일은 더 중요하다"면서 "재회 모임이 잘 이뤄진다면 냉담교우 회두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당동본당 주보에는 김 신부를 비롯해 사목위원들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다. 홍천본당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임당동본당 신자들에게 주임신부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가까운 존재다.
임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