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근면성 중시해야 사회에 도움” |
● 25일 퇴임하는 제6대 천주교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 온화하며 겸손한 인품 소유 대북사업 10여년 동안 진행 퇴임후 춘천 인근 거주 계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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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간 한결같은 교구 사랑
“단 하루를 살더라도 ‘뼈’를 묻겠다는 초심으로 퇴임 후 춘천 언저리에서 거주하겠다.”
교회법에 따라 오는 25일 제6대 천주교 춘천교구장에서 물러나는 장익(77) 주교가 본지와의 인터뷰 말미에 밝힌 교구사랑이 듬뿍 담긴 약속이다.
지난 1994년 춘천교구장 부임 후 16년 동안 교우와 교구에 변함없는 사랑을 베푼 장익 주교는 엄격함과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온화함을 겸비한 인품의 소유자로 기억되고 있다.
94년 12월 14일 착좌식을 갖고 교구장 서품을 받자마자 분단국가, 분단도, 분단교구의 슬픈 현실과 남북대립 상황 안에서 벌이진 갈등이 치유 돼야 한다는 사목교서 ‘하나 되게 하소서’를 실천에 옮겼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능동적인 삶 방향 제시를 위한 경로사목위원회 등 직제개편과 영동과 영서, 도시와 농촌 등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단위가 돼야 한다는 깊은 뜻이 담긴 교구의 세부적인 분할 등도 업적으로 꼽힌다.
장익 주교는 인터뷰를 통해 “예수님의 염원이었던 ‘모두가 하나되는 것’의 실천을 위해 노력한 것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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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넘은 북 강원 동포사랑
천주교 함흥교구장 서리이며 남한의 관할교구 만큼 북 강원도 지역이 분단돼 있는 교구인 천주교 춘천교구장을 맡고 있는 장익 주교의 북한 동포 사랑은 쉼이 없었다.
지난 97년 시작한 북한동포돕기 사업인 ‘한솥밥 한식구’ 운동은 미국 메리놀대 신학부 동창생 장익 주교와 천주교 평양교구장 서리 정진석 추기경 고문인 함제도(제라르드 하몬드)신부와 함께해 주목을 받았다.
북 강원도 주민과 교우에 대한 나눔 실천 운동인 ‘한솥밥 한식구’는 당시 장익 주교의 호소문, ‘빵도 하나, 우리도 한몸’발표로 시작된 것.
장익 주교는 호소문을 통해 “우리는 같은 겨레입니다. 같은 하느님 아버지의 한 식구입니다”라고 촉구한데 힘을 얻어 춘천교구도 교구 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12명으로 구성된 ‘한삶위원회’를 발족했다.
10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대북사업은 뚜렷한 원칙이 있다. 대북지원도움을 절실히 필요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식량, 의료품, 생필품 등을 제공한다는 것과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북 강원도 동포를 돕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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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과 함께한 소외계층 사랑
해마다 소외된 계층과 함께 성탄전야 미사를 드려온 장익 주교는 약속도 어기지 않는 수고로움을 웃음으로 실천한 호인으로 교우들은 기억하고 있다.
솔모루성당 가족은 교구 홈페이지 ‘장익주교 감사의 글’ 게시판을 통해 “지난 20년간의 숙원사업인 성전건립이란 마지막 선물을 주신 주교님의 사랑으로 다음 달 첫 삽을 뜨게 됐다”며 감사의 글을 올렸다.
지난 16년 전 춘천교구장으로 부임했을 당시 어려운 시절로 기억한 장익 주교는 “교회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마음과 개척하는 정신으로 교구의 기틀을 다지고 뿌리를 내렸다”고 소회하며 “안으로 진실하게 사는 화합하는 진실성, 가볍게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근면이 우선돼야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7대 춘천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 착좌식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죽림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다.
윤수용
2010년 02월 23일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