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구 포천 일동본당, 부활 나눔잔치 화제
"성당에서 누가 로또복권 맞았나?"
23일 부활대축일 춘천교구 포천 일동성당(주임 고봉연 신부) 마당. 부활대축일 나눔잔치에 초대된 주민들은 푸짐한 잔칫상을 받고 농담을 건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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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 일동본당 신자들이 한 주민에게 부활 달걀을 선물한 뒤 담소를 나누고 있다. |
로또복권 얘기가 나올 만도 했다. 신자들은 부활 달걀을 자그마치 1만1500개 만들어 포천시 일동ㆍ이동ㆍ화현면 3개 면 주민들에게 돌린 데 이어 이날 돼지를 2마리나 잡아 잔칫상을 푸짐하게 차렸다.
마당 한 쪽에서 쇠고기 국밥을 쉴새없이 끓여내고, 떡메를 내리쳐 떡을 만드는 풍경이 영락없는 시골 잔칫집 분위기였다.
고봉연 신부는 주민들에게 "부활절은 천주교의 가장 큰 잔칫날입니다. 주민들과 그 기쁨을 나누고 싶어 초대했으니 마음껏 드시고 즐겁게 놀다 가십시오"라고 인사했다.
신자들은 잔치에 앞서 트럭으로 계란을 사와 밤새 삶고 포장해 21, 22일 이틀간 돌렸다. 구역 반원들이 총동원돼서 읍내 관공서는 물론 산너머 외딴 집까지 찾아가 달걀과 잔치 초대장을 돌리며 부활 인사를 건넸다. 성당 입구와 읍내 몇 군데에 잔치 초대 현수막도 걸었다.
김정선(로사)씨는 "불교신자건, 군인들이건, 쉬는신자건 모두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부활 달걀을 받아 기쁘다"며 "쉬는신자 집에서는 기도도 해주고 왔다"고 말했다.
신자들은 예수 부활의 기쁨을 주민들과 나누기 위해 유례없이 손 크게 잔치를 벌였다. 그 와중에 주민들을 만나면서 선교 자신감을 얻은 것은 예상치 못한 소득이다.
일동본당 교세는 매우 약한 편이다. 3개 면 주민 수는 2만여 명이지만 주일미사 참례자는 250명 안팎이다. 본당 차원에서 가두선교나 방문선교를 해본 경험도 없고, 본당과 지역 주민간 만남의 기회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신자들은 주민들과 대면하는 선교활동을 무척 낯설게 여겼다. 이번 부활 잔치는 주민들과의 첫 만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봉연 신부는 "잔치 덕에 주민들과 예수 부활 기쁨을 나누고, 거리감도 좁혔다"며 "4월부터는 신앙을 나누는 선교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2008. 03. 30발행 [9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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