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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경향잡지] 교구의 재발견 - 춘천교구장 김주영 시몬 주교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5-12-30 조회수 : 213

교회 | 교구의 재발견


춘천교구장 김주영 시몬 주교

우리 교구의 영성을 찾아서



김은영 편집장  

사진 육성욱 기자·춘천교구 홍보실





교구의 재발견 코너를 구상하던 2024년 늦가을, 춘천교구 설정 80주년 기념 성당에서 주일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저녁 미사를 마치고 묵주 기도 정원에서 올려다본 까만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우뚝한 산, 굽이굽이 흐르는 강, 짙푸른 바다가 하느님을 찬미하는 춘천교구에서 제8대 교구장 김주영 시몬 주교님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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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님, 경향잡지 창간 120주년의 첫 달에 인사드립니다.

오늘 만남에 그런 뜻이 있군요! 저도 강원교회사연구소장 시절에 옛날 경향잡지를 모아 놓고 춘천교구와 관련된 내용을 발췌하면서 읽었습니다. 경향잡지는 한 세기를 넘어 지역 교회의 모습을 기록하는 교회의 잡지로 살아왔지요. 앞으로도 신앙을 증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소개하고, 각박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해 주기를 바랍니다.

새해에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는데, 저는 선임 교구장이신 장익 십자가의 요한 주교님(2021년 선종)에게서 배운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복은 주님께서 주시는 복을 받으면 되고, 우리는 복을 짓는 사람이 되자고요. 매일의 삶으로 복을 많이 지어 이웃과 넉넉히 나누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분단 교구’의 장으로서 주교회의에서도 민족화해위원회를 맡고 계시지요. 북향민들을 직접 만나고 세계 교회와 연대하는 위원회의 행보가 돋보입니다.

민족 화해 분야의 공부를 한 것은 장익 주교님의 권유 덕분이었어요. 이후 교구 한삶위원회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가, 메리놀 외방전교회 함제도 제라르도 신부님에게서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총무직을 이어받았어요. 2021년에 주교가 되고 민족화해위원회와 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게 되니 북향민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배워야겠다 싶어서, 2023년부터 2025년 말까지 북향민 생활 시설 열일곱 곳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남북한 청년들이 멘토와 멘티로 만나는 ‘띠앗머리’(8월 호 50쪽)에 다녀왔는데, 공동체 담당이신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한장호 신부님이 미리 요청하셔서 청년 열다섯 명에게 견진성사를 주었어요. 미사를 함께 드린 북쪽 친구들이 주교라는 사람을 처음 만나니까 “도대체 주교가 뭐지?” 하면서 서로 물어보고 검색하고 하더라고요. 

미국·일본 주교님들의 평화운동을 알게 된 건 매년 있는 한일주교교류모임을 통해서였어요. 일본 주교님들께 들으니, 1945년 원자폭탄 피해를 입은 히로시마교구와 나가사키대교구, 미국에서는 핵무기 실험을 가장 많이 한다는 산타페대교구하고 핵무기 공장이 있는 시애틀대교구가 ‘핵 없는 세상 파트너십’ 운동을 같이 한대요. 교회 가르침에 따른 일이니 한국도 연대하자는 제안을 받고, 주교님들의 허락을 받아 미국도 둘, 일본도 둘, 한국도 둘, 휴전선 지역을 관할하는 의정부교구와 춘천교구가 동참하게 되었어요.

평화와 갈등에 대해 교회는 일반 사회단체와 다르게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지요. 그런 뜻에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는 평화에 관한 외국 교회 문헌의 연구와 번역을 계속하려고 해요. 우리처럼 분단을 겪었던 독일을 보면, 주교회의가 사회 현안을 성찰하고 식별하는 신학적 토대가 아주 탄탄하거든요. 그런 정보와 배움은 서울대교구 평화나눔연구소를 비롯한 교회 기관들의 국제 교류를 통해 얻고 있습니다.


교구장 주교로서는 ‘말씀 살기’와 ‘찬미받으소서 여정’이라는 사목 목표를 견지하고 계시지요. ‘말씀 살기’를 첫손에 꼽으신 취지가 궁금합니다.

제가 주교 되기 직전에 맡은 소임이 사목국장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을 못 하는 동안 교구장 사목 방문 기록과 통계를 살펴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교구민 중에 성경을 다 읽어 봤다는 사람이 2% 정도에 불과했던 거예요. 성경은 신앙과 교리의 원천이고 수도자들의 기도문도 시편에서 나온 것이고, 성경을 읽는 것이 곧 기도이고 삶의 이정표인데 말이죠. 

그전에도 교우들이 성경을 읽는 자리는 있었죠. 소공동체의 ‘복음 나누기 7단계’는 물론이고, 시노드 모임의 ‘성령 안에서 대화’에서도 성경을 읽고 경청하는 것이 먼저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다른 회합에서 성경을 읽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성경을 미사 전례 안에서만 읽을 것이 아니라, 성경 읽기를 생활화하자고 교구민들에게 권하고 있어요. 매일 20분씩 읽으면 1년 만에, 10분씩 읽으면 2년 만에 성경 전체를 읽을 수 있는 ‘말씀 살기 책자’도 만들고요.



춘천교구 성당마다 놓여 있는 「소식지」는 생태 영성을 배우고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좋은 길잡이인 것 같습니다.

우리 교구는 본당마다 ‘찬미받으소서 분과’가 있어요(9월 호 18쪽). ‘생태환경 분과’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사회운동 같은 이름을 붙이면 세상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신앙의 언어인 ‘찬미받으소서’를 10년만 이야기하면 세상 사람들도 다 알 거다.” 하면서 이름을 정한 거죠.

「소식지」는 춘천교구와 본당의 ‘찬미받으소서 여정’을 홍보하려고 가정생명환경부가 펴내는 소식지인데 신자 재교육도 겸하고 있죠. 제목이 ‘소중한 식구인 지구’의 줄임말이라고 삼행시를 지어 알렸더니, 사회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교회로 들어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나눠 주고 있어요. 2023년부터는 ‘찬미받으소서 학교’도 열어 생태 영성과 교황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본당들의 사례도 공유하고요.

이 모든 것은 ‘춘천교구 찬미받으소서 여정’의 발자취가 되겠지요. 처음에는 보편 교회의 지침을 따라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기한을 두지 않기로 했어요. 나중에 역사가 저를 판단할 때, “김주영 주교는 ‘말씀 살기’와 ‘찬미받으소서’ 두 가지를 실천했다!” 그러면 된 거예요.



춘천교구 고유 기념일인 ‘성직자 추념의 날’과 ‘평신도 추념의 날’의 유래도 궁금합니다.

10월 9일 ‘성직자 추념의 날’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양양성당 주임이셨던 이광재 티모테오 신부님의 순교일, 11월 11일 ‘평신도 추념의 날’은 춘천교구 첫 성당(곰실공소)을 개척하신 엄주언 마르티노 회장님의 영명 축일이에요. 1998년에 나란히 제정되었죠.

1939년에 설정된 춘천교구는 교구 역사의 절반이 넘는 55년 동안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주교님들이 초석을 닦으셨어요. 우리는 한국전쟁 중에 순교하신 ‘하느님의 종’들도 기리고 있지만, ‘죽음의 행진’에서 살아 돌아오신 골롬반회 선교사 조선희 필립보 신부님(9월 호 32쪽)이 본당 사목하면서 하신 일들은 꼭 재조명할 필요가 있어요. 

물론 신부님들의 사목에는 언제나 평신도의 도움이 있었지요. 지금 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전개하고 있는 ‘우리 본당의 자랑스런 평신도 찾기’는 그런 분들의 발자취를 후대 신자들의 구술과 기록으로 발굴하고 알리는 작업이에요. 그렇게 함으로써 오늘의 교회 공동체는 선대 평신도들에게 감사하며 그 모범과 소명 의식을 계승하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게 되죠. 신앙은 가정에서도 이어지는 것이지만 본당에서도 이어지는 것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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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평신도 찾기와 더불어, 주교님은 몇 년 동안 마음에 품은 숙제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본당마다 고유한 ‘신앙의 색깔’ 곧 영성을 찾아내고, 그것을 모으고 이어서 춘천교구의 영성을 찾아내는 것이라고요. 교구의 영성이 모여 한국 교회의 영성이 되고 지역 교회의 영성이 모여 보편 교회의 영성을 이룬다는 말씀을 들으며, ‘서울 경, 시골 향’ 경향잡지도 오늘 한국 교회의 영성을 찾고 나누는 일에 힘을 보태리라는 다짐을 새로이 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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