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도 시민과 함께 피켓 들었다…춘천서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주관 시국 미사
천주교 춘천교구의 주교좌 성당인 춘천 죽림동 성당 입구에 조화가 놓였다. “국민의힘은 양심을 부활시켜라”라는 문구가 쓰인 이 조화가 이날 성당을 찾은 신자들을 맞았다.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가 13일 오후 7시 죽림동 성당에서 열렸다. 문양기 신부가 주례를 맡고 김학배 신부가 강론을 맡은 이날 미사 현장은 시민과 신자들의 방문으로 발 디딜틈 없이 붐볐다.
▲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가 13일 오후 7시 죽림동 성당에서 열렸다.
김학배 신부는 이날 강론에서 “아기예수의 탄생 기다리는 은혜롭고 기쁜 이 시기에 국민 모두에게 가슴 미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나이가 든 분들에게는 수십년전 계엄의 공포를, 젊은이들에게는 역사 교과서나 영화로만 보던 말도 안 되는 사건을 보며 잠을 못이루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 신부는 “춘천에서 자란 제가 등굣길에 만났던 탱크와 무장 군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이렇게 끔찍한 일이 반복 되리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12월 3일 이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가 13일 오후 7시 죽림동 성당에서 열렸다. 김정호
이어 “대통령 담화를 보며 국민은 물러나라고 하는데 다른 말을 하고, 국민의힘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과 반대의 길을 간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 신부는 “윤석열은 이미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보여줬다”면서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건, 명태균 논란 등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강도 높게 이어갔다.
▲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와 행진이 13일 오후 7시 춘천 죽림동 성당에서 열렸다. 김정호
▲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와 행진이 13일 오후 7시 춘천 죽림동 성당에서 열렸다. 김정호
그는 “이태원 참사 때 위험한 일이 없도록 안전 조치를 하는 것이 당연했고, 그렇지 못해 사고가 났다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그런 당연한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해서 사고를 낸 책임자에게는 강력하게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통령은 자기 사람만 지키기만 했다. 그때 책임을 지지 않고 남겨둰던 인사가 이번 내란 주범 중 한 사람”이라며 “그런 안전 불감증은 또 한번 채 상병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와 행진이 13일 오후 7시 춘천 죽림동 성당에서 열렸다.
▲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가 13일 오후 7시 춘천 죽림동 성당에서 열렸다. 미사 후 국민의힘 도당까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김학배 신부는 “현명한 국민의 지혜는 45년전 서슬퍼런 계엄 앞에서도, 오늘날 윤석열 계엄 앞에서도 평화롭게 맞서고 있다”며 “탄핵이 완성되는 날까지 국민의 한 사람,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끝까지 함께하도록 함께 있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미사가 끝난 후 이어진 행진에는 흰 사제복을 입은 신부들이 먼저 현수막과 십자가 등을 들고 앞장섰으며 피켓과 응원봉 등을 든 시민과 신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치인 등도 미사가 끝날 때까지 성당 앞에서 기다렸다가 이들과 함께 했다.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며 성탄을 기다리고 있는 천주교 신자들이 가는 행진 행렬에는 대표 캐롤 ‘펠리스나비다’의 가사를 ‘탄핵이 답이다’로 바꾼 노래가 흘렀다. 김여진
▲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 땅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가 13일 춘천 죽림동 성당에서 열린 후 국민의힘 강원도당까지 행진이 이어졌다. 김정호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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