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바람이 불어오면/이젠 나의 꿈을 찾아 날아//날개를 활짝 펴고/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사회 진출을 앞둔 자립준비청년 등으로 구성된 밴드 ‘엠버(Ember·불씨)’가 최근 천주교 춘천교구 우두성당에서 부른 YB의 ‘나는 나비’의 가사다. 일명 ‘가정 밖 청소년’인 이들은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이날 마이크와 기타, 드럼 스틱을 들었다. 강원특별자치도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 보금자리(기관장 정군자)는 이날 쉼터 설립 30주년 기념 행사로 입소 청소년 가족음악회를 가졌다. 친부모를 대신하는 공공후견인, 친척, 후원자, 사회복지사 등 80명이 참석해 멤버 5명을 응원했다.
올해로 20년째 열어온 무대는 여러 이유로 가족과 살지 못하는 입소청소년들이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직접 초대해 갖는 연주회다. 이들은 ‘정상가족’이라 불리는 부모가 아닌 가정 밖에서도 충분히 꿈 꿀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친부모의 양육지원은 없었지만 사회복지사, 지역 후원자들이 부모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다. 장애인이라는 편견, 가족으로부터의 방치, 가정 폭력 등의 아픔도 스스로 극복하고 있다.
이번 무대를 통해 자립에 대한 자신감도 전했다. 개인 통장 만들기 등 홀로서기에 필요한 경제관념 등도 퇴소 전에 배우고 있다. 성직자와 바리스타 등 전문 직종을 꿈꾼다. 이날 보컬을 맡은 A(16) 학생은 “악기 하나쯤 연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무슨 일이든 성실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정군자 소장은 “청소년들이 가정을 벗어나는 이유 대부분은 가정폭력”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문화경험, 생활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려고 한다. 최근 경기 악화로 후원이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밝혔다. 도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 보금자리는 사회복지법인 천주교 춘천교구 사회복지회가 1993년 설립한 가정밖청소년 쉼터다. 가정 폭력, 경제 상황 등의 이유로 원가정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주거와 정서지원, 자립교육 등을 받을 수 있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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