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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기자회견(교황)

작성자 : 홍기선 작성일 : 2014-08-25 조회수 : 1805

프란치스코 교황 귀국 기내 기자 회견
(2014년 8월 21일자 바티칸 라디오의 회견 요약 기사)
(바티칸 사이트에 있는 공식 전문은 조만간 번역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통일 가능성에서부터 ‘정의로운 전쟁’의 의미, 그리고 이라크 소수 민족들의 박해 상황에서부터 알바니아 방문 예정에 이르기까지, 교황께서는 방한을 마치시고 로마로 돌아가시면서 기내에 탑승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 주셨다. 

교황께서 탑승하신 비행기 안에서 관례적으로 이루어지는 즉석 기자 회견에서, 기자들은 한 시간 넘게 교황께 질문을 드렸다. 이 질문들은 제6차 아시아 청년 대회에 즈음한 한국 방문, 방문 기간에 제기된 문제들, 이라크의 그리스도인과 다른 소수 민족들에 대한 지속적인 폭력 사태에 대한 교황님의 입장, 그리고 앞으로의 해외 방문 계획에 관한 것이었다.

기자 회견은 300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있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하신 것에 관한 한국 기자의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그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처에 한국인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기에, 교황님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것을 우려하지 않으셨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교황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고통과 슬픔을 직접 마주하게 되면 우리는 마음이 하는 말을 따라야 합니다.” 교황께서는 당신이 사제임을 강조하시며 고통을 받는 이들과 함께해야 하고, 당신은 위로를 해 주시는 것이지 해결책을 마련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셨다. 그리고 교황께서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었을 당시 발생하였던 두 번의 참사(디스코텍 화재로 193명의 젊은이들이 사망한 일과 열차 사고로 120명이 사망한 일)의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셨던 일을 떠올리셨다. 교황께서는 세월호 희생자들과의 연대를 나타내는 노란색 리본을 당신이 계속 달고 계시는 모습을 한국에서 지적받으셨을 때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말씀하셨다. “여러분 형제자매의 고통 앞에서는 중립적일 수 없습니다.”

교황께서는 ‘이슬람 국가’(IS)라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가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여러 종교적 소수자들을 박해하고 있는 사태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변하셨다. “정의롭지 못한 침략자들을 막는 것은 합법적입니다.” 그리고 ‘막는다’라는 단어를 강조하시며, 이는 ‘폭격’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셨다. 교황께서는 침략자들을 막는 방법들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어서 이러한 사건들에서 “정의롭지 못한 침략자들을 막는다는 핑계로 강대국들이 얼마나 자주 [다른] 민족들을 점령하고 정복 전쟁을 일으켰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교황께서는 한 국가가 [단독으로] 정의롭지 못한 침략자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씀하시며, 국제연합이 그러한 문제를 논의하기에 적절한 자리라고 지적하셨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박해당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아픔에 함께 하시며, 다른 소수 민족들도 박해받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시고 이들에게도 동등한 권리가 있음을 강조하셨다.

쿠르디스탄 지역을 방문하시어 난민들과 함께 하는 일의 가능성에 대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면 방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시며, 일단 현재까지 교황청이 추진해 온 여러 일들에 관하여 말씀하셨다. 여기에는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 특사 파견, 국제연합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 쿠르디스탄 지역의 모든 교황대사관과 정부에 발송한 성명 등이 있다.

중국과의 대화 진행에 관하여 질문을 받으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비행기가 중국 영공에 진입할 무렵 우연히 조종실에 계셨다고 말씀하시며, “이 훌륭하고 지혜로운 민족을 위하여 열심히 기도드렸다”고 대답하셨다. 교황께서는 예수회의 마테오 리치 신부를 떠올렸다고 말씀하시며 중국인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셨다. 교황께서는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2007년 5월 27일자의 중화인민공화국 가톨릭 교회의 주교와 신부, 봉헌된 이들과 평신도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언급하시며, 이 서한은 아직도 유효하고 다시 읽어볼 만하다고 말씀하셨다. 덧붙여 교황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성좌는 중국인을 진심으로 존경하기 때문에 접촉의 문이 늘 열려 있습니다.”

교황께서는 예정된 알바니아 방문을 언급하시면서, 일부 사람들이 추측하는 것처럼 [그 방문 이유가] 당신께서 “변두리에서” 시작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은 아니라고 지적하시며 중요한 방문 이유가 두 가지 있다고 설명하셨다. 첫 번째 이유는 알바니아에서 종교간 위원회의 노력으로 균형이 이루어진 덕분에 무슬림과 정교회와 가톨릭 신자들이 하나 되어 민족적 일치를 이룬 정부가 수립되었기 때문이다. 교황께서는 이것이 훌륭한 일이라고 하시며 “교황의 [알바니아] 방문은 모든 민족들에게 협력이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교황께서 말씀하신 두 번째 이유는 알바니아의 역사이다. 알바니아는 공산주의 국가들 가운데 특이하게도 헌법에 실천적 무신론을 명시하였다. 교황께서는 [알바니아에서] “미사에 참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알바니아에서 1,820개의 교회들이  파괴되었던 사실을 떠올리셨다. 그래서 교황께서는 오늘날 그곳에 가야 할 필요를 느끼시는 것이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세계 가정 대회에 참석하고자 내년에 [미국의] 필라델피아 시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교황께서는 뉴욕 시, 멕시코, 스페인을 포함한 세계 여러 곳에서 초청의 “물결”이 답지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으시자 교황께서는 한국 방문을 앞두고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을 만나 뵙고 신학적 문제를 논의하였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교황께서는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사임은 고귀하고 겸손하며 용기 있는 행동이었고, 당신이 그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기도를 드리겠지만 사임을 고려해 볼 것이라고 하시며 “그분께서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제도적인’ 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일본 방문 계획과 한국의 그리스도인과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박해 받은 일본의 “숨은 그리스도인”을 위하여 기도드릴 계획에 관한 질문에 교황께서는 그럴 예정이라고 말씀하셨다. 교황께서는 일본 정부와 주교들의 초청을 받았고 그러한 방문이 “멋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한국의 역사적 수난과 오늘날에도 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단에 관하여 언급하시며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한국인들은 그들의 존엄을 잃지 않았습니다. (한국인들은) 침략과 굴욕을 당하고 전쟁을 겪었으며 (현재) 분단으로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교황께서는 서울에서 월요일 미사 거행 전에 이른바 ‘위안부’(제2차 세계 대전 때 강제로 일본군의 성 노예로 끌려갔고, 현재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고 계신 분들) 할머니들과 잠시 만난 것을 떠올리시고 경탄하며 말씀하셨다. “그분들은 존엄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교황께서는 “침략 당시 어린 소녀였던 그분들이 군대에 끌려가서 이용당하셨던 것을 생각해 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이분들의 고난, 순교, 또 다른 이들의 고통은 “전쟁의 결과”라고 하셨다.

이어서 교황께서는 “오늘날 우리는 도처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우리는 제3차 세계 대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 말을 언급하시며 “전쟁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이러한 잔악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교황께서는 “잔악한 행위”와 “고문”이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전쟁의 특징이라고 지적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오늘날 어린이들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재래식 전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재래식 전투가 좋은 것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폭격으로 무고한 이들이 죄인들과 함께 목숨을 잃게 됩니다. 어린이들이 여성들과 어머니들과 더불어 목숨을 잃게 됩니다. 오늘날 인류의 잔학함은 매우 두려운 것입니다.”

또한 교황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늘날 고문은, 정보기관과 사법 절차에서, 말하자면, 가장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고문은 인간성을 거스르는 죄입니다. 고문은 인류에 대한 범죄입니다. 저는 신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간에게 고문을 가하는 것은 죽을 죄입니다. 그것은 대죄입니다!”

교황 일정이 너무 힘들어서 일부 약속을 취소해야만 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교황께서는 집에서 약간의 휴가를 보내시면서 “즐겁게 노이로제에 걸리는” 것에 관한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고 말씀하셨다.

이어서 교황께서는 가벼운 어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게 약간의 노이로제가 있습니다. 노이로제는 잘 치료해 주어야 합니다.” 교황께서는 당신의 노이로제 가운데 하나를 지적하시면서, “저는 조금 지나칠 정도로 사는 곳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어서 교황께서는 예수회 공동체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 밖에서 마지막으로 휴가를 보내신 것이 1975년이었다고 말씀하셨다. 보통 바쁜 일정에서 잠시 벗어나시면 교황께서는 “잠을 좀 더 자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기도를 더 드립니다. [올해] 7월에 그리고 8월에도 얼마 동안 이렇게 하였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올해] 6월에 로마의 제멜리 병원 방문을 마지막 순간에 취소한 것을 포함하여 여러 약속들을 취소한 것에 관하여 교황께서는 그날들이 “매우 바쁜 때”였고, 당신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당신의 “높은 인기”에 대한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주님의 백성이 기뻐하는 것과 그들의 아량에 대하여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씀하셨다. 이어서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저는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도록] 내면적으로 저의 죄와 잘못에 대하여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2-3년 정도일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성부께서 계신 집으로 가야겠지요.”

바티칸과 마르타 숙소에 계실 때 일정을 소화하는 것 말고 어떤 일을 하시는 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저는 제가 자유롭다고 생각합니다. 직무와 업무 관련 약속들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밖에도 나가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정말로] 불가능합니다.” 교황께서는 마르타 숙소에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휴식도 취하며, 환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씀하셨다. [갇혀 있는 것처럼 느끼시냐는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벽이 일부 무너지긴 했지만” 여전히 활동의 제약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저술 중에 있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있어 온 환경에 관한 회칙에 대하여 질문을 받으시자, 교황께서는 피터 턱슨 추기경(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많은 협력으로 그 회칙을 썼고 현재 교정 중이라고 말씀하셨다. 교황께서는 그 회칙은 “그 분량이 「복음의 기쁨」보다 3분의 1 정도 더 많고, 많은 어려운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히시면서 그 이유가, 피조물 관리와 생태에 관하여 “어느 선까지는 확실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으나, 이를 넘어가면 과학적 가설들이 대두되고 그 중 어떤 것들은 충분한 근거가 있지만 다른 것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교황께서는 회칙이 교도권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기에 반드시 정확성에 그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한국의 남북 분단이 야기한 고통에 관하여 언급하시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휴전선의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그리스도의 가시 면류관을 [선물로 받아] 가지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시고, [이것이] “이별, 가족 간의 이별이 빚은 고통을 말해주는 선물”이라고 말씀하셨다. 교황께서는 그러한 고통이 끝나도록 기도하고 계시다고 거듭 말씀하셨다.

오스카 로메로 주교의 시복 추진 관련 질문에 대하여 교황께서는 “신중을 기해야 했기에” 그동안 미루어져 왔으나 현재 추진 중에 있다고 말씀하셨다.

교황께서는 바티칸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얼마 전 [6월 8일]에 있었던 [예루살렘] 성지의 평화를 위한 기도[저녁 기도 예식]에 관하여 말씀하시며, “그것은 실패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씀하셨다. 교황께서는 그 기도 모임은  적절한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정치 지도자들이 기획한 행사였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처음에 그들은 지난 5월 교황께서 성지를 방문하셨을 때 교황대사관과 같은 중립적인 자리에서 그 모임을 마련하기를 원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팔레스타인 국가 원수가 이스라엘에 입국해야 하는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교황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들은 ‘바티칸에서 [모임을] 개최하고 싶습니다!’라고 제게 말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평화의 사람들입니다. 바로 협상과 대화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그들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 문은 여전히 열려 있고, 기도의 문도 늘 열려 있었습니다.” 교황께서는 평화가 선물이며, 협상과 대화의 길이 중요하지만, 그 길이 기도 없이는 불가능함을 인류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이어서 교황께서는 오늘날 그 문은 포연으로 보이지 않지만 늘 열려 있다고 말씀하셨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기자 회견을 마치시면서,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성모 대성전에 들러 성모님께 감사를 드리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때에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한 어린 소녀에게서 받은 작은 꽃다발을 성모님께 봉헌할 것이라고 하셨다.

<출처: 바티칸 라디오(Vatican Radio), Pope holds press conference on flight back from Korea  2014.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