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2월 22일) 오전에 바티칸 바실리카에서 추기원 회의가 있었습니다. 추기원 회의는 추기경들의 회의를 말합니다. 금번 추기원 회의는 19명의 새로운 추기경을 탄생시키기 위해 개최되었습니다. 특별함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님이 초대되었다는 것입니다. 베네딕토 교황님이 들어서자 모든 추기경들이 기립하여 큰 박수로 환영했고, 서로 인사하기 위해 전쟁(?)을 치룰 정도였다고 합니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따뜻한 포옹의 인사를 나누셨는데, 바로 그 때 베네딕토 전임 교황님이 zucchetto(주교님들부터 쓰시는 동그란 모자)를 벗으셨습니다. 주케토는 스페인 말로 “solideo”라고 하는데, 그 뜻은 "오로지 하느님께만", 다시말해 하느님 앞에서만 벗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베네딕토 전임 교황님께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만나 포옹하면서 주케토를 벗으셨습니다. 특별한 존경과 사랑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유럽 교회에서는 이를 크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수석 추기경인 Angelo Sodano는 베네딕토 교황님의 자리 배치를 품위에 걸맞는 곳으로 하려했으나 당신이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냥 구석진 자리에 보통 의자에 앉으시겠다고 했고 실제 그렇게 하셨습니다. Sodano 추기경은 이 문제로 전쟁(?)을 치루었고 본인이 결국 졌노라고 동료 추기경에게 볼멘 푸념(?)을 늘어 놓았다고 합니다. 이 또한 큰 어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바티칸은 베네딕토 교황님의 자리 배치와 예우 문제는 베네딕토 교황님과 현 교황님 사이에 이미 교감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존경과 사랑 그리고 배려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추기원회의는 잘 마쳐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