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선 티모테오 순례길은 해방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신앙의 자유를 찾아 38선을 넘어 남하하던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길이다. 이 길에는 이광재 티모테오 신부가 몸소 실천한 사랑의 흔적이 깊이 배어 있다.
38선에서 북쪽으로 약 12킬로미터에 위치한 양양성당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남하하는 이들의 발길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이었다. 이곳의 주임으로 있던 이광재 신부는, 공산당의 삼엄한 감시와 위험 속에서도 북쪽에서 내려온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을 성당에 숨겨 보호하다가 때가 되면 그들을 인도하여 무사히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북쪽에 남아있는 신자들을 위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남하한 이들이 걸은 그 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 사랑을 실천한 착한 목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