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탄생 스틸컷. 25세로 젊은 나이로 순교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의 일생.
한국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탄생’ 시사회가 27일 춘천CGV에서 열렸다. 김주영 천주교 춘천교구장과 육동한 춘천시장, 지역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시사회에서는 김대건 역을 맡은 주연 배우 윤시윤과 제작을 맡은 남상원 아이디앤플래닝그룹 회장이 무대인사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 영화 ‘탄생’ 스틸컷 박흥식 감독의 영화 ‘탄생’은 신부가 되라는 운명을 받아들인 청년 김대건이 신학생 동기 최양업, 최방제와 함께 마카오 유학길에 나서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조선에 천주교를 전파하고 순교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 영화 탄생 시사회가 지난 27일 춘천CGV에서 열렸다. 윤시윤 배우와 함께 이호원 배우가 최양업 신부, 임현수가 최방제, 안성기가 기해박해 당시 순교한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고, 윤경호·이문식·이경영·신정근·최무성·백지원·성혁·남다름 배우 등도 열연했다.
박흥식 감독은 황해를 가로지르는 항해술을 배우고 중국과 조선을 가로지르는 길을 개척하는 김대건의 모습을 통해 ‘모험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드러내는 것에 집중했다. 중국 마카오에서의 순탄치 않았던 학업생활과 성격이 서로 달랐던 최양업 신부와의 차이점도 보인다. 가톨릭문화원과의 협업을 통한 철저한 고증 작업도 영화의 섬세함을 살린다.
▲ 영화 ‘탄생’ 스틸컷 특히 영화는 신분제에 눌려 평등 세상을 염원했던 조선인들의 열망을 그리고 있다. 김대건과 함게 한국 순교자 103위에 오른 이름을 토대로 각색한 내용을 통해 한국 천주교사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아편전쟁이 발생했던 시대적 상황과 함께 조선에 천주교를 전파했던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외국인 신부들의 역할도 새삼 일깨운다.
▲ 영화 ‘탄생’ 스틸컷 150분에 해당하는 다소 긴 상영시간이다. 일부 장면에서 컴퓨터 그래픽의 부자연스러움이 아쉬웠고, 김대건 신부의 인간적인 고뇌를 더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하지만 조선인 신부에게 고해성사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던 이들을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더 없이 큰 선물로 보여진다. 억지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기 보다는 고난을 운명으로 기쁘게 맞이하는 그들의 모습이 순한 눈물샘을 자극하게 만든다.
▲ 영화 ‘탄생’ 스틸컷 윤시윤 배우는 “김대건 신부는 많은 이들이 기다려온 인물처럼 보인다”며 “200년이 지나 때가 되어서 그분들이 영화를 우리에게 주신 것 같고,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너무 초라하지만 이 영화의 인물들은 위대하기 때문에 다른 영화와의 경쟁에서도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영화 ‘탄생’ 스틸컷 김주영 춘천교구장은 “김대건 신부님의 모습은 우리 사제들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며 “영화를 통해 신부님의 삶을 되새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