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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방송 cpbc[세상속으로] 드라마 설강화 논란…간첩 접선 장소가 고해소?

작성자 : 문화홍보국장 작성일 : 2022-01-14 조회수 : 722

[세상속으로] 드라마 설강화 논란…간첩 접선 장소가 고해소?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이기상의 뉴스공감>

○ 진행 : 이기상 앵커

○ 출연 : 장현민 기자 / CPBC 보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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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함께 하는 세상속으로 시간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세상속으로를 통해서 평화방송 장현민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에 이 드라마 보신 분들 꽤나 계실 것 같은데 드라마 ‘설강화’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논란들이 있었고요. 어쨌든 방송은 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보고 계신지 여러 가지 논란과 관련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죠.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대체적으로 어떤 논란들이 있었는지 짚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기상 앵커님께서는 ‘설강화’ 드라마 보신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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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야기만 많이 듣고 아직 제대로 보지는 못 했네요.

▶본방은 보지 못하다가 이번 논란 취재를 하면서 재방송으로 정주행 했는데 ‘설강화’는 많은 분들이 아시듯이 방영 초부터 군사정권의 상징인 안기부를 미화했다는 주장이 나와서 논란이 됐던 작품이죠. 남자주인공이 남파 간첩으로 설정됐고 여자주인공 영로는 민주화 운동가인 천영초 씨의 이름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민주화 운동에 간첩이 관여한 것처럼 보이려는 것 아니냐. 그런 의혹의 눈초리가 나왔던 작품입니다. 더불어서 군사독재정권 당시 간첩조작 사건들로 많은 민주화 운동가들께서 고통을 받으셨는데 이걸 미화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던 작품입니다.


▷그래서 초반기부터 논란이 거세지기 시작하면서 이것에 대해서 금지시켜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어서 청원도 들어갔었던 적 있었죠. 일단은 이 설강화가 또 하나의 우리에게 논란을 던져주는 부분은 과거 천주교가 보인 민주화 운동에 대한 기여를 왜곡했다는 그런 주장도 있었어요.

▶문제가 된 장면은 드라마 4화에 나오는 장면인데 주인공인 남파 간첩이 사제로 위장한 뒤 성당 고해실에서 야당 인사를 협박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 대해서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해당 장면이 민주화 과정에서 보여준 천주교의 기여를 모독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특히 성당을 간첩 접선 장소로 연출해서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깃든 명동대성당을 폄하했다는 게 이 글의 핵심입니다. 일부 신자들 같은 경우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서야 한다, 이거 관련해서 따로 나서야 한다는 청원을 예고했고 교구차원에서 항의를 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영화 같은 데나 드라마에서 기존에 보면 고해실에서 얘기가 오가는 장면들은 사실 많이 사용이 되었던 것 같은데 사실 여기에서 민주화 인사를, 야당 인사를 협박하는 장면이 들어가 있다고 해서 논란이 된 겁니다. 이와 관련된 제작사 측의 해명도 있었을 것 같아요.

▶당연히 해당논란에 대해서 전면 부인했습니다. 드라마 자체가 기득권 세력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정권과 야합한다는 것을 가상으로 전제하고 만든 이야기라고 하면서 드라마가 전개되면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더불어 천주교 폄하 논란에 대해서도 연출상 간첩이 남측 유력 인사를 협박을 위해 잠복을 한 거고 접선은 양방이 합의가 된 상태에서 만나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고 또 이 해당 장면을 간첩이 야당 인사를 포섭하는 장면이나 접선장소라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특히 대사 등을 통해 야당 인사가 독실한 신자임이 드러난다고 하고 본인도 납치 위협을 받는 등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성당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연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장면은 명동대성당에서 촬영된 게 아니라 명동대성당의 상징성을 폄하하는 것도 어렵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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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을 상징했습니다만 이것이 촬영된 곳은 다른 곳이더라고요. 어디에서 촬영한 겁니까?

▶영상을 봤더니 춘천교구 죽림동 주교좌성당에서 촬영했는데 춘천교구 측에 확인을 하니까 지난해 중순쯤에 죽림동 주교좌본당 측에서 촬영 허가를 내줘서 한나절 정도 촬영을 하고 갔다고 합니다. 교구 측에서도 관련 논란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는데 문제 될 것은 없다고 공식입장을 냈습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천주교가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다는 게 너무나 명백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설강화’ 이전에도 비슷한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들이 있었고요. 특히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드라마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어떤 의미에서 논란이 커진 걸까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 같은데 특히 작품 외적으로 방영시점이 좋지 않았다는 1차적인 원인으로 보입니다. 드라마가 1987년이라는 근거리의 과거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당시의 기억을 가진 분들도 많고 당시처럼 지금도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 작중 현실과 대선정국이 겹치면서 논란을 키운 것이 원인이 될 수 있겠다는 설명도 했고 독재정권 당시의 책임자들이 여전히 과거를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현실 역시 논란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 나왔습니다. 가톨릭대 학부대학 백소연 교수의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백소연 레지나 / 가톨릭대 학부대학 조교수>
"실제로 얼마 전에 타계한 전두환 전 대통령처럼 1980년대 상황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됐을 당사자들이 여전히 여러 이유를 들어서 지금까지도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해서 사회적 공분을 사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에 아마 여러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드라마의 설정들이 현실하고 오버랩 돼서 받아들여지면서 더욱 논란이 가중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현재 대선정국에서 더욱더 민감하게 여러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내용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혹시나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일 큰 것 같아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는데 특히 대중문화 속에서 역사왜곡 문제가 논란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죠. 특히 케이팝, 드라마가 OTT를 통해서 전 세계로 방영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잘 모르시는 분들 중에 특히 외국인들이 잘못된 역사인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관련 소재를 할 때는 제작진이 보다 신중했어야 하는 지적도 나오는데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상지종 신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상지종 신부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87년 6월 항쟁이나 과거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왜곡된 시선들, 폄훼하는 발언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그런 거에 편승해서 자기 지지기반을 확보하려는 정치세력들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드라마에서 이러한 주제들이 꼭 메인 주제는 아니라고 해도 자칫 잘못 다루게 되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작진들이 검토는 했다고 하더라도 조금은 미흡하지 않았나."


▷이게 우리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만 봐도 역사 인식에 대한 우려를 갖게 되는데 대한민국의 현대사나 이런 굴곡을 모르는 분들 외국 사람들이 봤을 때는 전혀 다른 역사로 인식할 수 있는 우려도 우리가 걱정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초였죠. ‘조선구마사’ 논란이 있었고 이번에는 ‘설강화’ 논란까지 시대극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 싶어요.

▶가장 중요한 건 작품을 작품 그 자체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역사를 다루는 작품은 기록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상상의 영역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데 일단 유명한 작품들 중에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라든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같은 영화는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가지고 영화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역사가 있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있는 거죠.

▶그런 작품은 역사 왜곡 논란보다 오히려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경우도 많았고요. 결국 이런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은 사실관계보다 그 속의 관계를 얼마나 진지하게 다뤘는지 특히 역사의 흐름 속에서 상처받은 약자를 얼마나 보듬었는지 살피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백소연 교수의 말 이어서 들어보겠습니다.

<백소연 레지나 / 가톨릭대 학부대학 조교수>
"모든 역사를 하나의 허구의 이야기로 창작하는 데에는 당연히 상상력이 개입되고 상상력이라는 것은 사실관계의 논란에서는 자유롭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사실이냐, 아니냐 진위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재가 된 역사를 다루는 태도, 상상력이 작동되는 방식을 우리 사회 안에서 고민하는데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논란은 논란으로 그냥 두지 말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정표로 삼아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번 ‘설강화’ 논란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설강화 논란을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면 어떤 것들을 해나가야 할까요.

▶전문가 분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드라마 속 역사적 사실을 두고 무분별한 비난에 그칠 것이 아니라 토론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건강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설강화’ 논란을 거치면서 과거 민주화 운동의 의미, 당시 민주화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로 이어지고 있는지 이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고요.

이 드라마를 계기로 아직까지도 간극을 좁히고 있지 못하는 1980년대 와 현재를 잇는 여러 가지 건강한 논의들이 많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한테 상대적으로 옅어지고 있었던 민주화에 대한 천주교의 공헌을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고요. 또 작품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남에 따라서 향후 대중문화콘텐츠의 질적 상승을 유발하는 자극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1980년대라고 하는 우리 역사 속의 한 페이지가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고 있는 논란도 있지 않을까. 전두환 씨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가 느꼈던 여러 가지 정리되지 않은 부분들도 다시 한번 이런 드라마를 통해서 논란이 되고 이슈화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세상속으로 장현민 기자를 통해서 ‘설강화’ 드라마 이야기 함께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문 보기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817131&path=20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