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영 주교와 사제, 신자들이 5일 고 장익 주교 선종 1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한 뒤 성직자 묘역에서 분향과 기도를 하고 있다.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제공
춘천교구는 5일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김주영 주교 주례로 제6대 춘천교구장 고 장익 주교(1933~2020년) 선종 1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제7대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와 함께 고인과 70년 지기인 함제도(메리놀외방전교회) 신부, 유가족과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자리했다. 이들은 생전 16년 동안 춘천교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57년간 목자로서 한국 교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이날 강론을 한 신정호(춘천교구 교회사연구소 소장) 신부는 장 주교의 병간호를 도왔던 일화를 전하며 “주교님께서 통증으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새 뒤척이시다 주일 아침 새벽 침대에 걸터앉게 해달라는 말씀에 부축해드린 뒤 침대에 나란히 걸터앉아 가톨릭평화방송 TV로 함께 미사를 봉헌한 때가 떠오른다”면서 “앉아서 버틸 힘이 없으셔서 김학배 신부님과 저의 어깨에 번갈아 기대시며 육신이 말을 듣지 않는 상황에서도 주교님은 마지막까지 마음으로 하느님께 기도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미사 후엔 다시 침대에 조용히 누워 십자가를 손에 꼭 쥐신 모습이 잊히지가 않는다”며 “당신이 사제요 주교로서 충실하고자 온 힘을 다하셨다는 것을 다시금 깊이 깨달았다”고 추모했다.
김주영 주교도 “장 주교님께서 돌아가신 지난해에도 많은 분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이어짐에도 많은 분이 함께 자리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우리 마음에 주교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잘 기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사 후에는 교구가 제작한 장 주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신자들은 죽림동주교좌성당 뒤뜰 성직자 묘역에 안장된 고인의 묘소에 분향하고 참배하며 함께 기도를 바쳤다. 이날 추모 미사는 춘천교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장 주교는 1994년 주교품을 받고, 춘천교구 첫 한국인 주교로 착좌해 16년간 교구장직을 수행하며 교구의 기틀을 탄탄히 다졌다. 10개국 언어를 구사하며 깊은 영성과 풍부한 학식으로 교구 체제 정립과 평신도 교육, 북한 동포 돕기 등 다양한 사목을 펼치다 2010년 은퇴한 장 주교는 2020년 8월 5일 영면에 들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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