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에 대한 시복 안건 예비심사를 마치고,오는 25일 교황청에 관련 자료를 제출한다고 22일 밝혔다.‘시복’은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켰거나 뛰어난 덕행을 펼친 사람에게 로마 교황청이 공식적으로 ‘복자’라는 칭호를 내리는 것을 말한다.이번 심사 대상자는 1785∼1879년대 사형을 당한 순교자들로 새로운 순교 연구를 거쳐 관련 교구에서 현양해 온 인물들이다.한국 천주교회 초기 평신도 지도자인 이벽 요한 세례자를 비롯해 심능석 스테파노 등 동료 132명이 여기에 포함됐다.
심능섭 스테파노에 대한 기록은 교회의 공식 문헌 ‘치명일기’에 나와있다.천주교 박해를 피해 강릉에서 신앙생활을 이어온 심 스테파노는 병인박해 당시 문초를 받는 동안 단 한 명의 교우도 밀고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강릉 바우길 10구간의 별칭인 ‘심스테파노길’은 그의 이름을 딴 곳이다.이 때문에 방문자들 사이에서는 순례길로도 통한다.이유일 안토니오 역시 심 스테파노와 함께 강릉에 피해 있다가 신고로 잡혀 순교한 인물이다.
천주교 춘천교구에서 시복시성을 기원해 온 이벽 요한 세례자는 경기 포천 출신으로 한국 천주교회를 창설한 주역으로 꼽힌다.춘천교구는 1979년 이벽의 묘를 발견,그의 진묘 터와 생가 터를 순교 사적지로 지정하는 등 이벽의 시복시성을 기원하고 있다.
한편 천주교 주교회의는 내년 초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크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의 시복 안건 예비 심사도 마칠 예정이다.이중 도내에서 활동했던 순교자로는 고 안토니오·손 프란치스코·진 야고보·라 바드리시오·백응만 다마소·김교명 베네딕토·이광재 티모테오 신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교황청은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시복시성도 심사중이다. 김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