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성당을,공소를 그리다’ 전시가 춘천 부활성당 석주갤러리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춘천의 한 화실에서 4년여간 그림을 함께 그려온 인룩스 회원들의 첫 작품 전시회다.손소현·김화자·민미자·정서연·이선경씨 등 회원 5명은 춘천교구 성당과 공소 110여곳을 순례하며 그 중 76곳을 수채나 아크릴,펜드로잉 등으로 그려 완성했다.춘천과 홍천,인제,양구,철원 등 영서지역에 있는 곳들을 먼저 화폭에 담아냈다.단순한 건축물 조감도 속 성당의 모습 보다는 순례하며 느꼈던 기쁨과 뜨거움,여운을 기억하기 위한 기획이다.인룩스는 내년까지 춘천교구 성당과 공소를 모두 그린 후 도록을 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를 위해 영북·영동지구 소속 성당·공소들을 그려낸 작품들도 내년쯤 선보일 예정이다.

인룩스는 춘천 출신으로 해외에서도 작품 활동을 해오다 고향에 정착한 손소현 화가가 지도를 맡아 이끌었다.모임 이름은 빛을 뜻하는 라틴어 ‘lux’에서 따 왔다.신앙과 진리,그림의 빛을 찾아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처음부터 천주교 신자들이 모인 것은 아니다.모이고 보니 각자 순례를 해 왔다는 점을 우연히 알게 됐고,갈고 닦은 그림 실력은 자연스럽게 성당 주변의 풍경으로 녹아들기 시작했다.이들에게 성당은 결혼했거나 세례받은 기억,사랑하는 이의 장례미사 등 인생과 함께 해 온 애틋한 장소이자 간절한 바람으로 기도를 올린 곳이다.
이들은 “막연한 그리움을 안고 떠난 순례길에서 아득히 보이는 성당의 십자가는 한줄기 강렬한 빛이자 희망이었고 공소의 십자가는 고마움과 미안함 그 자체였다”고 밝혔다.이선경씨는 “국내 풍경화에는 교회나 성당,십자가가 보이는 작품들이 많지 않았다”며 “우리 삶 속에 함께 해 온 성당의 모습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종교를 초월해 성당이 함께하는 풍경에서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