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선 스테파노(교계사회부 기자)
‘출소자’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마 대부분 사람이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춘천교도소 수용자 발씻김 예식 취재 후 만난 춘천교구 교정사목봉사회 이효원(스테파노) 회장은 “신자들만이라도 출소자들을 따뜻하게 끌어안아 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10여 년 동안 교도소 수용자들과 출소자들을 돌봐온 이 회장은 몇 년 전까지 신자 출소자들이 신앙생활을 하게 될 본당의 신부와 레지오 마리애 간부들에게 “잘 아는 출소자가 그곳으로 갈 테니 관심을 두고 잘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그 부탁이 오히려 독이 될 줄은 몰랐다.
본당에 “출소자가 우리 성당을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고, 그 출소자는 본당에 정착하지 못하고 상처만 입은 채 신앙생활을 중단했다.
이 회장은 “교도소에서 있는 동안 독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던 수용자 중 출소 후에도 신앙생활을 꾸준히 이어가는 경우는 10명에 1~2명밖에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신자들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성당에 발길을 끊는 출소자가 적지 않다고 했다.
법무부 교정본부의 발표로는 출소 후 2년 이내 재복역하는 사람의 비율이 22.1%에 이른다(2014년 말 기준). 출소자 5명 중 1명이 불과 2년 만에 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진 것이다. 물론 또다시 나쁜 길을 선택한 그들의 잘못이 가장 크다. 하지만 사회의 냉대, 주변 사람들의 편견도 출소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사회생활(취업)도 신앙생활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이 회장은 “무조건 ‘그들을 믿어 달라’고만 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출소 후에도 꾸준히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잘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또 한 번 “신자들이 그들을 품어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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