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풍요롭고 행복한 삶
조명순(캐더린) 밀알재활원장
2016-2-17 (수) 11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이십니다. 또 지적장애인들은 우리의 구원자이신 예수님 얼굴과 같은 기쁨의 얼굴이십니다. 우리 재활원은 어느덧 20여 년이 흘러 한그루 아름드리나무가 되었고, 이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의 삶의 자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천주교 춘천교구 법인 소속으로 가톨릭 정신에 따른 재활서비스를 지원해 지적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헌신하고, 하나의 가족공동체를 꾸려 살아가는 곳입니다. 지적장애인들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칩니다. 경제적 가치를 앞세우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우리는 그들을 통해 회복해야 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배웁니다. 지적장애인들은 우리들에게 생명의 소중함, 이웃과의 소통, 세심한 배려,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을 함께 일깨우고 있습니다. 장애 가족들이 이웃을 위해 작은 선행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은 감동을 줍니다. 사회의 통념이란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돕는다고 합니다만, 실제로는 지적장애인 분들에게 받는 것도 배우는 것도 더 많습니다. 우리의 이기심으로 고통에 눈 감고 귀 막고, 자신만을 위해 더 많이 착취하려는 삶으로 불행을 자초하는 세상에서 재활원 가족들을 사랑하는 후원자, 봉사자, 많은 이의 사랑으로 우리는 풍요롭고 또 행복합니다. 재활원 직원들도 열정을 갖고 지역사회의 소중한 기관으로 그리고 깨끗하고 투명하게 살림을 꾸려가면서 세상을 정화하고, 세상을 살리는 공간이 되기 위해 기도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에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이 나라 사람들이 힘든 시간들을 겪었습니다. 이런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도 해마다 지적 장애인들을 지원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가정에 주님의 축복이 늘 함께하시길 마음 모아 기도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