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라”
목회자는 큰 가르침 새겨
“낮은 행보, 그 진심에 감동”
개인주의 만연한 우리 사회
교황의 메시지 잊지 말아야
“`양의 냄새가 나는 목자가 되라'는 가르침을 평생 간직하며 목회에 임하겠습니다.”
천주교 춘천교구 김운회 주교는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통해 얻은 큰 가르침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교황이 김 주교 등 사목자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신자들과 함께 어울려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고민을 품어주는 사목이 돼야 한다는 것.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라는 메시지였다.
김 주교는 “어떤 현장이든지 아이들만 있으면 안아주고 축복해 주고, 장애인들을 만날 때는 기도해주고 뺨을 비벼주는 교황님의 모습은 연출이 아니라 일상 속에 녹아든 겸손”이라며 “전례를 행할 때 이외에는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을 싫어하셨고, 늘 상대방과 시선을 맞추고 얘기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모든 목회자의 본보기가 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4~18일 닷새간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은 가히 `신드롬'이라 여겨질 정도로 열풍을 일으켰다. 교황의 행보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갈수록 덜한 우리 사회에 종교와 각자의 위치를 떠나 많은 울림을 전했다.
교황은 방한 내내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른바 `없는 자'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아냈다. 특히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소박한 배려를 항상 마련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일본군 위안부의 고통스러운 삶을 세상에 내놓고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할머니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많은 이들이 이 같은 교황의 모습에 감동했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미사에 참석했던 박명애(82)씨는 “교황님이 어린아이들과 세월호 유가족에게 보여준 모습은 모두가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불과 40m 거리에서 생애 두 번째로 교황과 마주한 박영예(82)씨도 “교황님이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시복미사를 하는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며 “세월호 유가족들과 장애인, 어린아이를 배려하는 교황님의 모습에 환호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원영환 도문화원연합회장은 “단순히 교황 방문을 한때의 신드롬으로만 치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던진 교황의 메시지를 어떻게 적용시켜 나갈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