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들의 사목 현장 체험 프로그램,
‘성모꽃마을 호스피스 봉사’ 실시
2014. 06. 08발행 [12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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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들의 사목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 주교회의는 5월 29일 청주교구 호스피스 시설인 충북 청원 성모꽃마을(원장 박창환 신부)에서 첫 번째로 ‘호스피스 봉사 체험’을 실시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현장 체험에는 조환길(대구대교구장) 대주교와 장봉훈(청주교구장)ㆍ최기산(인천교구장)ㆍ김운회(춘천교구장)ㆍ유수일(군종교구장) 주교가 참여했다.
주교들이 성모꽃마을에 도착했을 때부터 머리 위에 하트(♡)를 그리던 환자들은 주교들을 볼 때마다 마치 예수님이 성모꽃마을을 찾으신 것처럼 반겼다. 주교들은 호스피스 환자들이 머무는 가브리엘관으로 이동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과 제일 먼저 만났다. 주교들은 환자들에게 밥과 국을 일일이 먹여 주며 다정하게 보살폈다.
며칠 동안 식사량이 적어 앉아있을 기운도 없었다는 염 데레사(83) 할머니는 김운회 주교가 먹여 주는 점심이 맛있었는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식사를 해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 젓가락을 들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고기반찬을 집어 주던 김 주교는 “할머니가 잘 드셔야 나도 맛보지요” 하며 마치 조카라도 되는 것처럼 오순도순 사이좋게 반찬을 나눠 먹기도 했다.
유수일 주교는 꼼짝달싹할 수 없는 중년 여성 환자에게 밥을 먹여 주며 안타까운 마음에선지 세 번이나 축복했다.
암환자 치유센터인 미카엘관으로 장소를 옮긴 주교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점심 배식에 나섰다. 유 주교는 김치와 고추 무침을, 조환길 대주교는 돼지고기, 장봉훈 주교는 디저트를 배식했다. 180그릇이 넘는 뜨거운 미역국을 뜬 최기산 주교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주교들은 점심 배식 후 환자들을 정성스레 목욕시키고 환자들과 함께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기도했다.
주교들의 봉사는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말씀처럼, 임종을 준비하는 환자들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값진 시간이었다.
김운회 주교는 “자신의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해맑게 웃고 서로 사랑하며, 신앙의 기쁨을 드러내는 것을 보며 오히려 내가 더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며 “평소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봉훈 주교도 “성모꽃마을이 그동안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준 봉사자들과 후원자들 덕분에 가난하고 병든 이웃에게 하느님 사랑을 전할 수 있었다”며 “직접 봉사해보니 감회가 새롭고, 좀 더 자주 봉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0년에 문을 연 성모꽃마을은 암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투병 중인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암 전문 호스피스 시설이다. 숙식과 프로그램 참여 등이 모두 무료이며, 후원자들의 성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편, 주교회의는 1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서울 대방동 성당을 방문해 본당 소공동체를 탐방하고, 12일에는 새만금 현장을 방문한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원본 | http://www.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512680&path=20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