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교회사연구소(소장 김주영 신부)는 17일 춘천교구 포천성가정성당 레오회관에서 제2회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광암(曠庵) 이벽과 포천 지역 천주교’를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전주대학교 서종태 교수가 ‘이벽이 나고 자라고 순교한 곳에 대한 연구’를, 강원교회사연구소 이원희 연구원이 ‘포천 지역 천주교 연구’를 발표했으며 양업교회사연구소장 차기진 박사와 수원교회사연구소 원재연 연구실장이 각각 토론자로 나섰다.
서 교수는 “이벽이 속한 경주 이씨 족보에 의하면 포천 화현리에 이벽의 부친인 이부만과 그 후손들의 묘를 비롯해 이부만과 그 후손들이 대대로 살았던 집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포천 화현리는 이부만부터 그의 가계가 대대로 살았던 세거지였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 이벽의 탄생지로 광주 두미와 포천 화현리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포천 화현리는 이부만부터 그의 증손대까지 4대의 묘가 들어선 선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부만부터 그의 후손들이 대대로 살았던 집터가 있었고, 「이벽젼」에서 이벽의 탄생지를 포천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벽의 탄생지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벽이 가정박해를 받는 동안 외교인인 그의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에워싸여 천주교인들과 아무런 연락을 할 수 없었고, 가정박해를 주도한 사람이 그의 부친이었다는 점에서도 포천 화현리를그의 탄생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포천 지역 천주교의 전래 및 교우촌의 형성, 활동을 권철신·권일신의 사촌인 홍교만과 그의 아들 홍인을 통해 살펴본 이 연구원은 “홍교만과 홍인이 초창기 한국교회 창립 주역들과 더불어 천주교를 접한 것은 사실이며 이로 인해 포천에도 천주교가 전파됐다”며 “또한 「치명일기」에 포천과 관련된 지명인 고약리와 남의골이 있어 이 지역 초기 천주교인들이 거주했음을 알게 됐고, 이후 교우촌을 형성하고 살았던 이들은 옹기를 구워 생활했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홍교만이 서울에서 천주교를 접하고 포천으로 이주하는 부분에 대해 당시 포천 지역에서 활동하던 남인들과의 연관성과 천주교인들이 모여 살던 지역의 지명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