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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평화신문아직도 점 보시나요?

작성자 : 문화홍보국3 작성일 : 2011-12-28 조회수 : 2933


마음 답답할수록 성사생활 통해 하느님과 관계 개선 노력을

 

▲ 사목자들은 답답한 마음을 점집에서 해결(?)하려는 신자들에게 신앙 안에서 마음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스마트폰용 '오늘의 운세 알리미' 애플리케이션의 한 장면.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연초가 되면 각종 역술업소는 사주팔자ㆍ운세로 새로운 한해를 점쳐 보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점술문화는 사주ㆍ타로카드 카페, 인터넷 사주팔자 등 신개념 점집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이 요셉(39)씨는 결혼 전 부모의 극심한 반대에 시달렸다. 독실한 신자인 부모가 사주를 봤는데 결혼하면 3년 안에 대흉(大凶)이 생긴다는 점괘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랑이 끝에 부모는 며느리에게 세례를 받겠다는 약속을 받고 혼인을 허락해줬다. 올해 11년차인 부부는 "점괘가 좋지 않으면 그 말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애초에 사주를 보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털어놨다.
자영업자 최 스테파노(34)씨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직업운을 알아보러 역술가를 찾았다가 이름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고심 끝에 개명을 했다.

 가톨릭 신자라고 점집에 드나들지 않는 건 아니다. 우리신학연구소가 신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5.3%가 입교 후 토정비결을 본 적이 있다. 사주ㆍ관상을 본 사람은 27.3%, 작명소 출입은 13.6%다.

 가톨릭교회는 점술을 믿는 행위는 올바른 신앙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피해야 할 죄라고 가르친다. 점이나 운세를 보는 행위는 미래의 불행과 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찾고 싶어하는 기복신앙에서 시작된다. 재미 삼아 점을 본다고 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점술에 의지하게 된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평화심리상담소 윤미경(마리 스텔라) 소장은 "점술원을 기웃거리는 것은 사람이나 물질, 언어에 의존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나약한 마음 때문"이라며 "점술가를 만나 듣고 싶은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이 원하는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주는지 성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학 박사 정태우(대구대교구 문화홍보실장) 신부는 "'오늘의 운세'를 맹신하는 사람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그 안에서 좋은 것을 발견할 줄 모른다"며 "점술가 예언에 집착하면 참된 신앙인의 삶을 살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점에 빠지면 하느님이 주신 '은총의 시련'을 바라볼 줄 아는 내면의 눈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춘천교구 행복한가정운동 담당 오상철(원로사목자) 신부는 "요즘은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가진 신자들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점술가를 찾는 경향이 있다""그게 돈과 명예에 몰두한 채 하느님을 배제하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신부는 "마음이 답답할수록 성사생활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