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교구와 언론
교구와 언론

교구와 언론

가톨릭 평화신문[인터뷰]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김운회 주교

작성자 : 문화홍보국 작성일 : 2011-06-14 조회수 : 2495
[인터뷰]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김운회 주교 

굶주리는 북녘 동포들 외면말아야... 한반도 평화기원미사 앞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운회 주교 만나





   17일 임진각에서 봉헌될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앞두고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운회 주교를 춘천교구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2003년 6월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총연장 518.5㎞ 경의선 철도가 연결된 것을 기념해 도라산역에서 민족 화합의 대미사를 봉헌한 이후 8년 만에 거행되는 미사다.

 김 주교는 "지난해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태를 겪으며 남북관계 경색 내지 대치가 극에 달해 한반도에 긴장과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주님께 도움을 청하고 우리 안에 평화와 사랑의 마음을 담을 수 있도록 평화 기원 미사를 준비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김 주교는 우선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요한 14,27)는 주님 말씀을 상기시켰다. 

 "(이 말씀은) 세상 평화에 만족하려 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극복하고 더 큰 평화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에선 그 어떤 정치적 논리도 있을 수 없습니다." 

 김 주교는 "남과 북은 하느님 안에서 한 형제이기에 분단으로 인해 야기되는 갈등과 비평화의 막을 걷어내고 서로 진정으로 용서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주교는 특히 기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며 적잖게 노력을 해왔지만, 신앙인만이 할 수 있는 노력, 곧 주님께 기도하는 시간은 부족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2002년 주교직에 오른 뒤 10년째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있는 김 주교는 민족 화해와 일치에 대한 가르침이 아직도 가톨릭교회 저변에 깔려 있지 못하고 있고, 굶주리는 북녘 형제에 대한 지원 목소리가 교회에서조차 엇갈리고 있다는 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제가 춘천교구장으로 착좌한 이후 1년간 남북관계는 매우 긴박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남북 화해와 통일, 민족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시점라고 보여집니다. 이런 시점에서 교회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랑 실천이라는 최고 계명을 받은 교회와 신앙인에게 민족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은 주님의 부르심이며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김 주교는 특히 "우리가 굶주리는 동포들을 외면하지 않고 조건 없는 사랑을 계속 보여준다면 통일의 토대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고 전망하고, "하루빨리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고 북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기를 바란다"고 정부 측에 촉구했다.

 또 "북한이탈주민은 미리 만난 북녘 형제자매들이다"며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곧 북녘 형제자매들과 함께하는 것이고, 이들은 북녘 형제들과 우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춘천교구장직에, 또 지금은 갈 수 없는 함흥교구장 서리직에 제가 불림을 받은 것은 주님의 또 다른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서 김 주교는 "1997년 기아에 처한 북녘 동포를 돕고자 시작한 교구의 '한솥밥 한식구운동'과 지난 10여 년간 매달 25일 모든 본당에서 봉헌해온 '한삶 미사'를 앞으로도 지속하면서 더 활발히 대북지원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춘천에 북한이탈주민들을 도울 '한삶의 집' 개설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함흥교구에 대해선 별도 선교기금을 마련하는 중이며, 추후에는 북녘 선교사제와 선교사 같은 사목 인력 양성문제를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