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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평화신문신부님과 함께 자며 도란도란 얘기꽃

작성자 : 문화홍보국 작성일 : 2011-03-24 조회수 : 2967
"신부님과 함께 자며 도란도란 얘기꽃"

추천 후평동본당. '사제관에서 신부님과 함께하는 1박 2일' 행사



▲ 용영일 주임신부와 6학년 학생들이 설명을 듣고 단어를 맞히는 스피드게임을 하고 있다.


주일학교 6학년생 10명
성당서 잊지 못할 추억
월 2회 학년별로 지속

   "여기가 신부님이 일하시는 방인가 봐?" "나는 신부님 주무시는 방도 봤어. 너는 가 봤어?"

 11일 저녁, 조용하던 춘천 후평동성당 사제관이 재잘거리는 아이들 목소리로 시끌벅적해졌다. 사제관이 제 집인양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10명의 아이들은 본당 주일학교 6학년 학생들. 이날은 '사제관에서 신부님과 함께하는 1박 2일'이 처음 시작된 날이었다.

 용영일 주임신부가 본당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한 특별한 선물인 '1박 2일'은 금요일 저녁 사제관으로 아이들을 초대해 함께 저녁기도를 바치고, 게임도 하고 잠도 같이 자는 '사제관 캠프'. 토요일 아침ㆍ점심 식사를 함께하고 오후에 어린이미사를 봉헌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용 신부와 신정호 보좌신부는 '1박 2일'을 위해 좀처럼 다른 이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침실을 아이들 숙소로 제공했다. 아이들은 신부와 함께 나란히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일찍 자라고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었다.

 지난달 부임한 용 신부는 첫 주일미사에서 신자들에게 주말에 아이들을 사제관에서 재우겠다고 밝혔다.

 "청소년들에게 잊지 못할 성당의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좀처럼 가볼 기회가 없는 사제관에서 신부님과 하룻밤을 보낸다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신 신부는 "어렸을 적에 성당에 살다시피 하면서 즐겁게 지냈던 기억이 아직 또렷이 남아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추억을 만든 학생들이 훗날 성소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박 2일 동안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한 시간은 레크리에이션이 아닌 잠자리에 누워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밤이었다. 이호탁(대건 안드레아)군은 "신부님,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서 정말 좋았다"며 "1박 2일을 자주 해서 친구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난 아이들은 두 신부와 함께 아침기도를 바치고 고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울지마 톤즈'를 함께 봤다. 점심 시간에는 요리솜씨가 좋은 용 신부가 직접 돈가스를 만들어 대접했다. 

 김희연(안젤라)양은 "큰 신부님이 새로 오셔서 사제관에서 1박 2일을 하자고 하셨는데 처음에는 거짓말 하시는 줄 알았다"면서 "금요일을 애타게 기다렸는데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기쁜 마음으로 미사에 참례한 학생들은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을 가슴에 하나씩 품고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성당을 나섰다. '사제관에서 1박 2일'은 학년별로 2주에 한 번씩 계속될 예정이다. 

임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