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대표 농촌교구인 춘천교구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를 창립하고, 24명의 창립회원과 함께 ‘생명가치 바로 세우기’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춘천교구는 1월 27일 춘천시 춘천교구 교육원에서 교구장 김운회 주교 주례로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이하 우리농) 창립미사를 봉헌하고 춘천교구 우리농 출범을 알렸다.
이로써 그동안 가톨릭농민회를 통해 ‘생산자 공동체’만을 운영해왔던 춘천교구가 ‘우리농’이라는 큰 틀 안에서 ‘생산자-소비자’를 연계하는 생명공동체를 조직하게 됐다.
특히 이번 춘천교구 우리농 창립은 그동안 작물을 생산하고 타 교구에 판매하는데 주력해오던 춘천교구 농민공동체가, 이 땅 위에 생명가치를 올바로 세우고 도·농 생활공동체를 실현하는 주체적 농민으로 바로 서는 전환점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생산자 공동체인 가톨릭농민회를 통해 부분적으로 진행돼오던 생명공동체 운동이 춘천교구 관할지역, 나아가 전국 교구 도시-농촌 생활 공동체 운동으로 확대될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춘천교구 우리농 초대 본부장 김길상 신부는 “우리농 발족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두 공동체를 연계해 생명을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 것”이라면서 “앞으로 1년간은 오프라인 판매 매장을 만들지 않고, 생활공동체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농이 단순히 농산물을 거래하는 ‘판매의 장’이 아니라, 생명 가치가 확립되는 생명의 터전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춘천교구의 의지다.
춘천교구 우리농은 2011~2012년 활동목표를 ▲교육을 통한 인적 토대 구축 ▲20곳 이상의 본당 생활공동체 조직 ▲도-농 공동체 구체적 연대활동 전개로 세우고, 본당 사목회 내 환경분과 설립, 도·농간 일손 돕기 및 상호 방문, 올바른 식생활 및 합리적 소비 생활 실천 운동 등 구체적 활동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농촌 실태에 관한 연구와 농민주일 기념행사, 생태탐방 및 도농교류 행사 등도 계획했다.
춘천교구 우리농 초대 본부장에는 김길상 신부가, 산하 농촌생활공동체위원회 위원장에 윤수복(알렉시오)씨가 임명됐다.
도시생활공동체 위원회 위원장은 각 본당 생활공동체가 꾸려지는 대로 추후 임명키로 했다.
사무국 산하에는 사무행정, 교육, 조직, 행사, 물류사업 5개 팀이 조직됐다.
우리농 창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김운회 주교는 이날 창립미사 강론에서 “춘천교구 가톨릭농민회가 이제 새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면서 “고단하고 힘들겠지만 그 안에서 하느님 뜻을 구한다면, 주님께서 모든 것을 채워주실 것”이라고 우리농 창립을 축하했다.
이어 김 주교는 “하느님께서 더불어 살라고 주신 모든 생명을 욕심 부려 이용한 결과 구제역과 같은 대재앙이 내렸다”면서 “인간의 욕심은 하느님의 진노를 불러일으키고, 인간의 멸망을 초래한다는 것을 우리농 회원들의 손으로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는 김길상 신부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우리농 창립을 축하하기 위해 온 김규봉(우리농 전국본부 대표)·조해붕 신부(서울 환경사목위원장)가 공동집전했으며, 임봉재 전국 가톨릭농민회 회장 등 전국의 주요 인사가 참여해 춘천교구의 우리농 창립을 축하했다.
춘천 우리농 창립 회원 24명은 창립미사에 앞서 1월 26~27일 1박2일간 춘천교구 교육원에서 입회자연수를 받고, 우리농 운동에 적극 동참할 뜻을 밝혔다. 양구분회 마용하(알베르토) 분회장은 “모든 생명의 원천은 하느님이란 믿음으로 기도로 시작하고 끝나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면서 “무엇보다도 실천적인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입회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