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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평화신문"'장수 사진' 촬영봉사하는 춘천 후평동본당 사진동호회"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0-08-19 조회수 : 2666
"'장수 사진' 촬영봉사하는 춘천 후평동본당 사진동호회"

"활짝 웃으며 천국 가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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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하게 웃어보세요" '사각의 여정' 회원들이 찍은 장수 사진 속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밝고 행복한 표정이다.


"할머니, 신혼 첫날밤 생각나세요? 새색시였을 때 예쁘셨겠네!"

 춘천교구 인제본당 무료 양로원 '사랑의 집' 거실. 눈부신 조명과 카메라 앞에서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한 어르신이 사진사의 넉살에 웃음을 터뜨린다. 그 순간 플래시가 터지며 어르신의 해맑은 표정이 카메라에 담긴다.

 이 넉살 좋은 사진사는 춘천 후평동본당 사진동호회 '사각의 여정'(회장 강성원) 회원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신자 10여 명으로 이뤄진 사각의 여정은 2008년부터 지역 내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장수 사진'을 촬영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소 낯선 단어인 장수 사진은 영정 사진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강성원(요셉) 회장은 "영정 사진이라고 하면 무거운 느낌이 들지만 명칭을 장수 사진이라고 바꾸면 훨씬 밝은 느낌이 든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장수 사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영정 사진 속 인물은 굳게 다문 입에 정면을 응시하는 딱딱한 표정이다. 하지만 장수 사진 속 어르신들 표정은 하나같이 밝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웃음 제조'를 담당하는 회원은 촬영 때 어르신들이 활짝 웃는 표정을 짓게 하려고 온갖 익살스러운 농담을 던진다.

 조규성(야고보) 부회장은 "영정 사진은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난 뒤 후손들이 두고두고 볼 사진"이라며 "가장 행복한 표정을 남겨두면 좋겠다고 생각해 환하게 웃는 얼굴을 찍는다"고 말했다.

 사각의 여정 회원들은 지난 2년 여간 4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장수 사진을 찍어 드렸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어르신들한테는 액자ㆍ사진 인화비 등 최소한의 금액만 받고 그렇지 못한 어르신들에게는 무료로 사진을 선물한다. 액자 제작비가 바닥날 때 쯤되면 이곳저곳에서 꼭 필요한 만큼 후원금이 들어온다고 한다.

 조 부회장은 "장수 사진을 찍으신 어르신을 장례식장에서 영정 사진으로 만날 때가 종종 있다"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마음이 뭉클하면서도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사각의 여정은 농촌지역, 양로원 등 곳곳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에게 장수 사진을 선물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지금까지는 춘천시 인근에서만 활동했지만 앞으로 영북, 영서지역 등 먼 곳에 사는 어르신들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