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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좌식을 마친 후 사제단과 기념촬영을 준비 중이던 김운회 주교가 꽃목걸이를 선물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주님 탄생예고 대축일인 3월 25일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춘천교구 제7대 교구장 김운회(루카) 주교 착좌식은 김 주교의 평소 성품처럼 소박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은 축하자리였다. "우리에게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 주시는 주교님"이라는 강우일 주교의 말처럼 김 주교는 특유의 유머로 착좌식에 참석한 이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하며 춘천교구를 화기애애한 공동체로 만들어 갈 것임을 짐작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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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축하식에서 교구 젊은 사제단 9명은 깜찍하면서도 열정적인 춤으로 김운회 주교의 착좌를 축하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
○…착좌식 날 춘천지역에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많은 이들의 걱정을 샀지만 다행히 예보가 빗나가고 날씨가 좋아 신자들과 준비위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운회 주교는 "날씨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어제 잠을 설쳤는데 좋은 날씨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제 이름이 구름 운(雲)자에 모을 회(會)자를 써서 제가 항상 구름을 몰고 다니는데 춘천교구 신자들 기도의 힘으로 날씨가 좋은 것 같다"면서 "아주 (기도의 힘이 강한) 강적을 만났다. 춘천교구 신자들 말을 앞으로 잘 따라야겠다"고 농담을 던져 성당을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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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구 젊은 사제단의 축하공연을 보던 김운회 주교가 환하게 웃다. |
○…축하식에서 가장 큰 웃음을 준 시간은 교구 교육국장 원훈 신부를 비롯한 젊은 사제 9명이 부른 축가 시간이었다. 양손에 빨간 하트 모양 장갑을 끼고 '숫자송'을 '깜찍한' 율동과 함께 부른 젊은 사제들의 모습에 참석자들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제들은 주교님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숫자로 표현하며 열정적인 춤까지 선보여 새 교구장의 얼굴에 미소를 가득하게 했다. 특히 음향 문제로 공연 시작이 3분가량 지연돼 제대에서 준비를 하고 있던 사제들은 빨간색 하트로 얼굴을 가리며 어쩔줄 모르고 당황스러워하기도 했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도 축사에 앞서 "장 주교님은 춘천교구를 내적으로 성숙하게 만들어주셨고 화합하며 일치하는 아름다운 공동체로 도약시켜 주셨다"고 장익 주교에게 감사를 표현한 뒤 "장 주교님이 성숙의 단계로 올려 놓으신 춘천교구를 이어받으신 김운회 주교님, 땡잡았습니다"하고 말해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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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하연에서 김 주교가 방배동본당 주임 시절 신자 모임인 루가회 회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
○…이날 행사에는 김 주교의 지인들이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축하연을 마치고 나오는 김 주교에게 "사랑해요, 주교님!"을 외치며 열렬한 축하를 보낸 이들은 35년 전 고교 시절 김 주교의 지도를 받은 셀(Cell) 모임 회원들.
또 1988년 방배동본당에서 김 주교에서 세례를 받은 후 매월 모임을 갖고 있는 '루카회(김 주교의 세례명)' 회원 10여 명도 김 주교에게 열렬한 축하를 보냈다. 루카회 회원 임길성(발렌티노)씨는 "세례 동기 20여 명이 22년간 한 달도 빠지지 않고 만나고 있다"면서 "김 주교님은 늘 한결 같으시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맑은 영혼을 가진 분"이라고 말했다.
김 주교의 친구 신부, 가족들도 참석해 교구장 착좌를 축하했다. 김 주교와 신학교에서 같은 반이었다는 박문수(예수회) 신부는 "김 주교님은 유머감각이 풍부해 반에서 인기가 제일 좋았던 동기였다"며 "강원도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신자들과 사랑의 공동체를 일궈 나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주교 친동생 김은회(아나타시아, 52, 시카고 정하상본당)씨는 "김 주교님은 늘 형제들이 올바른 길로 가도록 이끌어 주시는 오빠이자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며 "가족으로서 영광이라 생각하면서도 교구장 직책이 많이 힘드실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주교님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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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서약합니다." 춘천교구 사제단이 교구장에 착좌한 김운회 주교에게 순명할 것을 서약하고 있다. |
○…착좌식이 거행된 죽림동주교좌성당은 많은 사람이 들어올 수 없어 일반 신자들은 성전 밖에서 착좌식을 지켜봐야했다. 교구는 성당 마당과 말딩회관에 의자와 대형 스크린 3개를 설치해 1000여 명의 신자들은 평화방송이 중계한 영상을 통해 착좌식을 지켜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김 주교는 취임사 첫머리에 성당 밖에서 착좌식을 지켜보는 신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진정순(마리아, 74, 춘천교구 퇴계동본당)씨는 "우리들을 영적으로 이끌어 주실 새 교구장 주교님이 오셔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새 주교님이 하느님 안에서 하나되고 평화를 이루는 공동체로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착좌식은 평화방송 TV로 중계됐으며 강원방송(GBN)으로도 생중계 돼 많은 신자들이 TV로 착좌식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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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주교가 사제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춘천교구 운전기사사도회 회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성당에 나와 주차관리 봉사를 펼쳤다. 꾸르실료 여성회원들은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아침에 비가 조금 내려서 걱정했는데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라며 착좌식이 끝날 때까지 봉사하며 가장 늦게 성당을 떠났다.
김민경 기자
임영선 기자
사진=전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