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임당동본당 주보 속 주보 '헌소매' 알찬 내용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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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준 주임신부는 사목평의회 때 논의된 내용을 꼼꼼히 적어 헌소매를 통해 신자들에게 알려준다. 사진은 김 신부가 메모한 종이와 헌소매. |
춘천교구 강릉 임당동본당(주임 김현준 신부) 주보는 여느 본당의 주보에 비해 두툼하다. 주보 속에 또 하나의 주보 '헌소매'가 끼워져있기 때문이다. 낡은 소매로 곧잘 오해 받는 헌소매는 임당동본당이 매주 발행하는 본당 소식지로 '변함없는 헌신, 생각과 말이 통하는 소통, 존경받을 수 있는 매력'의 줄임말이다. 헌소매에는 교리 상식, 본당의 세세한 소식, 신자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등 보통 주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내용들로 가득하다. 신자 1300여 명의 임당동본당은 그다지 크지 않은 본당이지만 8면이나 되는 헌소매 지면이 여러 소식들과 신자들 글로 매주마다 가득 채워진다. 헌소매에는 주임 신부를 비롯한 본당 사무장, 총구역장, 사목평의회장 등 사목위원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있어 신자들은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주임 신부나 해당 사목위원에게 손쉽게 물어볼 수 있다. 전화번호를 공개한 덕분에 본당 신자들에게 주임신부는 언제나 쉽게 연락할 수 있는 가까운 존재가 됐다. 김 신부는 어르신 신자가 보낸 것으로 보이는 "신부님 그동안 영세 견진 식히(시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자를 찾아 보여주며 흐뭇해했다. 김 신부는 매주 사목평의회에 참석해 평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꼼꼼히 메모해 헌소매에 싣는다. 신자들은 헌소매를 통해 주임신부의 사목목표와 본당 운영 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세례식이 있는 주에는 헌소매에 영세자들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가 실린다. 기존 신자들이 새 신자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보살피게 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헌소매에는 주일학교 소식, 본당 재정현황, 평일ㆍ주일 미사 참례자 수, 여러 단체 소식 등 본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꼼꼼히 실린다. 김 신부는 "주보가 단순히 본당 행사 예고 등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주보는 매주 본당의 역사가 기록되는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해 주보를 만드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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