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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냉랭했던 우리사이 잉꼬부부로 변신했죠” 천주교 춘천교구 ‘매리지 엔카운터’ 프로그램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9-10-23 조회수 : 2945














“냉랭했던 우리사이 잉꼬부부로 변신했죠”
[이야기 기사] 천주교 춘천교구 ‘매리지 엔카운터’ 프로그램









   
▲ 지난달 열린 제 88차 춘천ME 주말에 참가한 부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영옥


2박3일 속깊은 대화로 부부사랑 재확인

25일 한림대 일송아트홀서 25주 기념행사


‘잉꼬부부 사관학교를 아시나요?’

천주교 춘천교구에서 가톨릭 신자들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 ‘매리지 엔카운터(ME·Marriage Encounter)’ 프로그램이 ‘2박3일’의 기적을 낳고 있다.

대화 단절과 서로 간의 이해 부족, 불만 등으로 원만하지 못하거나 재미없는 결혼생활을 하던 부부들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되는 ‘ME’ 주말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삶의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

결혼한지 5년 이상 된 부부들은 2박 3일을 함께 지내면서 자신과 부부관계에 대하여 보다 깊은 대화를 나누고, 혼인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을 배운다.

최근 이혼이 급증하면서 부부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운동이 갖는 의미는 새삼 각별하다.

‘ME’ 주말 프로그램에서는 신부와 프로그램을 먼저 경험한 부부들이 한 팀이 돼 혼인생활에 대한 체험을 발표하고 참가 부부들에게 대화를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참가 부부들은 신부와 봉사부부들의 사례를 들은 뒤 부부만의 공간에서 대화의 문을 연다.

프로그램에 다녀온 부부들은 ‘사랑해요, 괜찮아요, 감사해요’라는 말을 달고 산다고 한다. 잠시라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면 서로 안아주는 것은 ‘ME’ 부부들만의 특징이다. 또한 집안일은 ‘분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ME에 참가했던 한 남성(48)은 “부인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며 ‘마누라의 한 맺힌 마음을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하고 반성하게 됐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불륜이 아니더라도 중년부부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천주교 내에서는 식어버린 부부 간의 정을 새록새록 다시 돋게 만들어 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 25년 동안 춘천 교구가 진행한 ME를 다녀간 부부가 1700여 쌍이나 된다.

춘천교구 ME협의회 대표 부부이자 올해로 결혼 31년째인 박영철(58)·허은숙 부부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떠나 서로에게만 관심을 집중하며 마음을 여는 과정에서 자신과 상대방에 대해 몰랐던 것을 깨닫는다”며 “부부 간의 대화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마침내 평행선을 달리던 부부가 하나의 점으로 만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ME는 스페인의 가브리엘 칼보 신부가 모든 가정문제의 원인이 부부 간 불화에 있다고 보고 1962년 노동자 부부 28쌍을 모아 주말을 함께 보낸 것이 효시가 됐으며, 국내에서는 1977년 3월 한국인을 위한 첫 ME가 열렸다.

올해로 ME 도입 25주년을 맞는 천주교 춘천교구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사랑은 가실 줄을 모릅니다’를 주제로 ME 도입 25주년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안영옥

2009년 10월 23일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