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사제수품..."현대인 영성생활 돕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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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받은 삿갓을 쓴 채 은퇴 소감을 말하는 김택신 신부. |
춘천교구 김택신 신부는 7일 죽림동성당에서 은퇴미사를 봉헌하고 33년간 몸담았던 사목 일선에서 물러났다. 강원도 양양 태생인 김 신부는 1973년 사제품을 받고 군종교구와 죽림동본당에 이어 교구청에서 오랫동안 봉직했다. 교구청 재직시 관리국장ㆍ총대리ㆍ사무처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교구 발전을 이끌었다. 김 신부는 사목 정년이 10년 넘게 남았으나 건강이 여의치 않은 데다 자유롭게 신자들의 영성생활을 돕고 싶어 조기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신부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올곧은 성격의 사목자로 정평이 나있다. 죽림동본당(1989~1996년)에서 사목할 때 인근 군부대를 자주 방문하고, 휴양차 포천 이동에 머물 때도 이동공소에서 사목하는 등 쉬지 않고 일해왔다. 또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경계하고,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전국을 부지런히 누벼 '방랑시인 김삿갓'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날 은퇴미사에서 박재현(인제본당 주임) 신부는 "앞으로 주님 말씀이 필요한 곳을 자유롭게 찾아다니길 바란다"며 김 신부에게 삿갓과 대나무 지팡이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김 신부는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관상적 삶을 살면서 현대인들의 풍요로운 영성생활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