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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허동선 신부가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정병석 사목회장 내외와 설악동 경기침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설악동본당 도농분과에서 취급하는 강원도 농수산물. |
강원도 설악산 품에 안겨있는 설악동본당(주임 허동선 신부)이 본당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최고 명산 설악산은 일년 내내 관광객이 북적거리고, 본당과 지역경제도 덩달아 활기 넘칠 것 같지만 그건 속 모르는 소리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IMF, 금강산 여행, 해외여행 증가 등 악재에 악재가 겹쳐 관광객이 급격히 줄었다. 그나마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대형 콘도로 몰리기 때문에 소형 숙박업소와 음식점이 몰려있는 설악동 일대는 흉물스러울 정도로 을씨년스럽다.
이곳에서 생업을 꾸려가는 상인이 주 신자층인 설악동본당도 활력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재정이 열악해 성당시설 수리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가을 부임한 허동선 주임신부는 △도농분과 신설 △교우 상가 이용하기 △성당 숙박시설 이용하기 △관광지 미사시간 홍보 등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지난해 연말 신설된 도농분과는 농수산물과 산나물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코다리(명태)ㆍ젓갈류ㆍ양양쌀ㆍ감자ㆍ약쑥을 비롯해 이 일대에서 채취한 무공해 나물이 주 품목이다. 농수산업에 종사하는 신자들이 성당에 납품하는 특산물이기 때문에 맛과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
본당은 또 홈페이지(www.sulakca.org)에 신자들이 운영하는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을 올려놓고 관광객 이용을 부탁한다. 홈페이지 '교우상가'에는 민박, 펜션, 횟집의 위치와 연락처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본당 자체 숙박시설은 2곳. 성당 구내에 40명 수용 가능한 손님방이 2개 있다. 주변 환경이 쾌적한 데다 주방시설을 갖추고 있어 단체연수와 수도자 피정에 안성맞춤이다.
본당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물치공소에는 80명 수용 가능한 숙박시설이 있다. 공소 앞에 바로 바다가 있어 주일학교 여름캠프 장소로 인기가 높다.
본당 미사 시각은 토요 특전미사 오후 4시ㆍ7시, 주일 오전 6시30분ㆍ10시30분.
설악동본당 미사는 입소문이 날만큼 분위기가 따뜻하고 즐겁다. 신자들은 서로 손뼉을 마주치며 흥겹게 평화의 인사를 나눈다. 허동선 신부는 미사 뒤에 영명축일, 생일, 결혼기념일을 맞은 신자들을 앞으로 불러 축하식을 연다. 미사에 처음 참례한 신자 관광객들은 "교우들이 가족처럼 화목하게 사는 것 같아 여기에 눌러 앉고 싶다"며 부러워한다.
정병석(미카엘, 52) 사목회장은 "설악동 74개 숙박업소 가운데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은행빚에 넘어간 곳이 절반이 넘을 정도"라며 "설악동 지역경제와 본당 공동체 활성화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도농직거래 및 숙박시설 문의: 033-636-7625 본당 사무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2006. 03. 12발행 [86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