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만남' 생각하며 통일 준비"
"분단상황이 지속된다고 해서 북한교회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함흥교구장 서리로 임명된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는 "사목 책임을 맡았으나 철책에 가로막혀 사목지에 달려가지 못하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북한교회를 위한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장 주교는 분단의 아픔을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춘천교구 자체가 휴전선으로 갈라진 분단 교구인데 이번에 가볼 수조차 없는 사목지를 또 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에는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직도 맡았다. "함흥은 역사적, 지리적으로 춘천교구와 가깝습니다. 옛날에 함흥, 원산지역 선교사들이 춘천까지 내려와 선교했다는 기록이 교구사에 남아있습니다. 아울러 함흥과 원산은 성베네딕도회의 오랜 선교지역이었습니다. 따라서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측과 긴밀히 대화하면서 방안을 모색하는 게 순리라고 봅니다. 또 남한에 있는 함흥 출신 사제와 신자들을 만나 무슨 일부터 해야 할 지 논의하겠습니다." 장 주교는 "민족분단은 특정 지역만이 아니라 국가와 교회 전체의 문제"라며 "기도하면서 북녘 형제들을 지원하고, 나아가 북한 종교자유를 이끌어내는 일은 다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주교는 또 "진정한 통일은 '마음의 만남'이다"며 "교회는 '마음의 만남'을 생각하며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교구는 1997년부터 '한솥밥 한식구운동'을 전개해 북강원도 감자보내기, 구급차 전달 및 북한 어린이 결핵예방 백신접종, 옥수수 개발기금 전달, 연탄 40만장 전달 등 대북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장 주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강원도와 강원일보가 공동 제정한 제1회 DMZ 평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