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교구와 언론
교구와 언론

교구와 언론

도민일보[요즘에] 우리는 서로의 희망입니다

작성자 : 편집실 작성일 : 2026-09-29 조회수 : 39

[요즘에] 우리는 서로의 희망입니다

김선류 타대오 신부 / 천주교 춘천교구 가정생명환경부장

▲ 김선류 천주교 춘천교구 청소년국장 신부

▲ 김선류 타대오 신부 / 천주교 춘천교구 가정생명환경부장

가톨릭교회는 우리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가르칩니다.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며, 인간의 가치는 무엇을 이뤘는가에 따라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내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합니다. 성공과 실패, 인정과 비교 속에서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기도 합니다. 사회의 기준과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추어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하다 보면 정작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관계가 무너지고 외로움과 불안, 실패와 상실 속에서 깊은 절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때로 이러한 고통은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자살을 단순히 개인의 나약함이나 잘못된 선택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그 안에는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외로움이 있으며, 한 사람을 절망은 그가 맺고 있는 관계와 사회의 모습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명을 지키는 일은 결국 서로의 곁에 머무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요즘 괜찮아?”, “무슨 일 있어?”, “내가 네 곁에 있을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 역시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절망과 자살의 위험에 놓인 아이들은 내민 손길을 거부하거나 사람을 밀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 손길을 거두어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이런 외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를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한 번 내민 손길을 거두지 말아주세요”, “제가 다시 손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곁에 있어주세요.”

생명을 살리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마음과 포기하지 않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한 번의 거절에 물러서지 않고 다시 말을 건네고, 다시 곁을 내어주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마음이 가정과 학교, 직장과 교회, 지역사회 안에 살아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청할 수 있으며, 상처받은 사람이 다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잘하는 사람만 인정받는 사회가 아니라, 지치고 넘어지는 사람도 품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서로의 아픔에 먼저 다가가 귀 기울이고 함께 걸어줄 때 생명존중의 문화가 자라납니다. 따뜻한 시선과 말 한마디, 포기하지 않고 곁을 지키는 마음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포기하지 않을 때, 절망의 자리에도 희망은 다시 피어날 것입니다. 생명은 선물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희망입니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s://www.kado.net)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2075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