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화해관심 신학생 연수’ 파주·강화 등 접경지서 개최
평화전망대·북한군 묘지 등 분단 상처 새겨진 현장 방문
매일 ‘화해와 평화’ 주제 강의... 평화 감수성 채우는 시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주교)가 주최하고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와 공동주관한 ‘민족화해관심 신학생 연수’가 6월 30일~7월 4일 파주 민족화해센터를 거점으로 강화·안성·연천·임진각 접경지역에서 개최됐다.
올해 연수에는 김주영 주교와 함께 서울·대구·의정부·전주·춘천·평양교구에서 학부를 졸업한 신학생 18명이 참여했다. 연수 중에는 분단의 상처가 새겨진 현장 방문을 중심으로 매일 ‘화해와 평화’ 강의가 이어졌다. 첫날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성경 교수의 ‘분단 문화’ 주제 강의를 시작으로, 둘째 날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남덕희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영성’을, 셋째 날에는 예수회 김연수 신부가 ‘북한 천주교회 역사’를 소개했다. 넷째 날에는 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황성호(광주 하나센터장) 신부가 ‘광주 하나센터 소개’로 북향민 현실을 나눴다.
강의에 앞서 신학생들은 6·25전쟁 때 희생된 강화도 민간인 학살 추모비 현장과 강화 제적봉 평화전망대, 유엔군화장장 시설과 북한군 묘지 등 분단 현장 곳곳을 방문해 갈라진 한반도의 아픔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또 난정저수지에서 망향대까지 약 10㎞ 해안 철책길을 따라 침묵 중에 묵주기도를 바치며 걸었다.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에도 망향대에 올라 황해도 연백 땅을 바라보며 기도를 바치고, 임진각에서 장산전망대·율곡습지공원 코스로도 침묵 가운데 걷는 등 평화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장산전망대에서는 북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인 임진강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신학생들은 2019년 탈북한 북향민 강태철(마태오)씨와 대화를 나눈 뒤 북한 노래도 배우며 서로를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다.
강상훈(토마스 아퀴나스, 평양교구 6학년) 신학생은 “연수를 통해 가깝게는 이웃과의 평화, 넓게는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해 바라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 감수성을 채워가는 시간을 통해 일상 안에서 사소한 평화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게 됐고, 북한의 어려운 실정과 탈북 과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철책선 넘어 북녘 땅을 바라보면서 분단의 아픈 현실을 실감했다”며 “일상에서도 구분하는 선들을 없애려면 신앙인으로서, 미래 사목자로서 평화를 세심히 관찰하고 먼저 실행에 옮겨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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