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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기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5-04-30 조회수 : 20

[기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


▲ 김도형 스테파노 신부·천주교 춘천교구장 비서 겸 홍보실장
▲ 김도형 스테파노 신부·천주교 춘천교구장 비서 겸 홍보실장
하늘 아래 가장 겸손한 이름으로 꼽히는 ‘프란치스코’. 세상은 언제부턴가 그 이름을 들으면 한 사람을 떠올립니다. 순박한 미소와 투명한 눈빛으로 사람을 품었던 이, 바로 우리가 애도하며 기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지위가 아닌 ‘삶으로 증명한 겸손’이었습니다. 가난한 이들과의 동행, 약자들에 대한 깊은 연민은 그가 나아가는 길을 언제나 밝혀주는 등불이었습니다.

1992년 주교품을 받고, 또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된 이후에도 고급 승용차 대신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교황도 사람입니다. 모든 사람은 하느님 앞에 똑같습니다”라고 말하며 교회의 문턱을 낮췄고, 세상과 교회를 더욱 가까이 이끌었습니다.

그는 행동으로 신념을 실현했습니다. 교황의 리더십은 다정하면서도 때로는 단호했습니다. 전통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난민 문제, 기후 위기, 성소수자 인권, 가난과 배제의 문제 등에 대해 그는 “교회는 병원처럼 아픈 사람을 돌보는 곳이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됐고,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했습니다. 2015년에는 환경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하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회복하자고 촉구했습니다.

한국인에게도 교황은 잊지 못할 존재입니다. 2014년 8월 교황은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습니다. 한국 순교자들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를 시복했으며, 세월호 유가족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며 울림을 줬습니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이란 없다”는 단호한 한마디로 모든 정치적 훈수, 정의의 문제를 뛰어넘는 ‘사랑’을 보여줬습니다. 지난해에는 “분단된 한국, 고통의 상황이 속히 개선되고 종결되도록 기도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교황의 전 생애는 ‘가난한 이,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공감과 희생’이었습니다. 이를 위협하는 우상, 금융, 자본주의 불평등에 대해서는 격렬한 비판을 쏟아내셨습니다. 그는 2013년 3월 교황 즉위 후 월급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남기고 간 재산은 고작 100달러, 우리 돈 약 14만 원이었습니다. 이처럼 소탈한 마음, 그러나 그 어느 것보다 큰 사랑을 세상에 남기고 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이름을 다시 새겨봅니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s://www.kado.net)

기사원문보기: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307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