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교구소식
교구소식

교구소식

구제역으로 고통 받는 축산 농가를 위해 기도합니다(담화문)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1-02-07 조회수 : 6652

구제역으로 고통 받는 축산 농가를 위해 기도합니다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 (1코린 12,26)

 

 

구제역으로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슬픔에 잠긴 축산 농가와 혹한 속에서도 밤잠을 설치며 방역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께서 위로의 은총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온가족이 함께 모여 희망찬 새해를 열어야 할 설 명절이 구제역 때문에 쓸쓸하고 마음 아픈 시간으로 보내야 했던 축산 농가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더욱이 이미 구제역으로 생계 수단을 잃고 어두운 미래를 바라봐야만 하는 축산 농가의 심정은 더욱 참담할 것입니다. 이러한 여러분의 아픔을 생각하면 저 역시 교회의 목자로서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정부에서는 매몰 처분된 축산농가 지원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구제역의 빠른 확산과 행정 처리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보상마저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러분이 겪는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부터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 서로 상부상조(相扶相助)하는 미풍을 지켜왔고, 주님께서도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 29-37)를 들어 진정한 이웃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를 돕는 것임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와 교구민 모두는 이러한 마음으로 결코 여러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할 것입니다. 모든 교우들도 제 뜻에 함께 해주리라 믿습니다. 여러분들은 남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한 지체로서 시련을 겪고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이며(1코린 12,26), 여러분을 지켜내는 것이 바로 우리 겨레의 먹을거리를 지켜내는 일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번 일을 거울삼아 우리 사회의 향락적 소비와 무자비한 환경 파괴와 오염, 반생명적 식습관들도 성찰할 것을 촉구합니다. 모든 생명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고귀한 피조물임을 고백하고, 소비와 향락 속에 빠진 우리의 모습을 깊이 회개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 창조질서에 역행하는 유해식품과 동물 사료의 생산 등도 중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기울일 때만이 하느님의 창조 질서는 회복될 것이며, 더 큰 재앙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구제역으로 고통 받는 모든 축산 농가에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저와 교구민 모두가 여러분의 슬픔과 아픔에 함께 하고 있음을 잊지 않고 새로운 희망의 줄을 놓지 않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가 마음을 모아 기도하며 서로 돕는다면 반드시 하느님께서 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201127

천주교 춘천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