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환 바오로 부제님 글
지난 9월 14일(금) 횡계 성당에서 이일환(바오로) 신학생의 부제 서품식이 있었습니다.
이 날 주교님께서는 자신의 본당에서 서품식을 받는 것은 우리 교구에서는 처음이며,
그래서 더 은혜로운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이로 인하여 앞으로 성소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날로 굳건한 신앙의 공동체가 될 것이라는 희망도 덧붙이셨습니다.
“진흙이 자기를 빚어 만드는 이에게
‘당신은 무얼 만드는 거요?’ 당신이 만든 것에는 손잡이가 없잖소.’
하고 말할 수 있느냐?”(이사 45, 9).
알량한 손잡이에 연연해하던 저를 당신의 종으로 기꺼이 불러주신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에게 직접 안수하시어 당신과 교구의 봉사자로 이끌어 주신 장 익 십자가의 요한 주교님과 언제나 깊은 관심으로 아껴주시고 서품식 날의 모든 일정을 준비해 주신 본당 신부님과 교구의 모든 신부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과연?” 이 “과연!”으로 변했습니다. ‘과연 이 못난 제가 당신의 종이 될 수 있겠습니까?’라며 8년의 신학교 생활 동안 물어 왔던 이 질문에 그분께서는 ‘저의 못난 부분까지도 사랑하시는구나!’ 라는 응답을해 주신 것입니다.
부족한지 합당한지는 제가 판단할 일이 아닌 오로지 주님께서 결정하실 일이심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 놀라운 사랑의 대답은 제가 이 길을 걸어감에 있어 가장 큰 힘이 되어 왔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주 하느님!
이제 당신의 봉사자가 되었습니다. 가장 낮은 자의 모습을 취하신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닮기 위하여 저 역시 이제 봉사자가 되었습니다. 제가 종의 모습을 취함에 있어 교만에 빠지지 않고 늘 겸허한 자세를 지니도록 도와주시며 오로지 당신께서 필요로 하는 곳에 알맞은 그릇으로 써 주십시오!
“하느님, 저를 살펴보시어 제 마음을 알아주소서. 저를 꿰뚫어 보시어 제 생각을 알아주소서”(시편 139, 23).
2007년 9월 14일 이일환 바오로 부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