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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정의구현전국사제단, 거제도 대우조선 앞 미사 봉헌

작성자 : 문화홍보팀 작성일 : 2022-07-20 조회수 : 170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거제도 대우조선 앞 미사 봉헌

  • 기자명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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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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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 “차별받지 않을 권리 요구가 폭력인가”
7월 23일, 대우조선 앞으로 희망버스 출발


18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앞에서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정당한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주관한 이 미사는 가로, 세로, 높이 각 1미터의 구조물에 스스로를 가두고 농성 중인 유최안 부지회장(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과 하청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로 유최안 부지회장의 옥쇄 투쟁은 27일째이며, 삭감임금 회복을 비롯한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한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은 47일, 노동자 3명의 단식 투쟁은 5일째다.

미사에는 전국사제단과 거제시를 관할하는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해, 서울, 부산, 인천 노동사목위원회, 각 지역 평신도, 수도자,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미사 뒤, 전화 통화로 인사를 전한 유최안 부지회장은 “하청노동자로 너무 억울한 일들이 많아서 억울함을 해소하려고 노동조합을 시작했다. 파업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 (그동안 대화하면서) 내세운 요구 조건은 그동안 삭감한 임금을 원상회복시켜 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테러를 하는 집단이 아닙니다. 차별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모인 노동조합이고 대우조선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노동자들입니다. 차별받았지만 그 차별을 묵묵히 참아내고 방만한 경영자들이 망쳐 놓은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임금까지 내놓고 일했던 노동자들입니다.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임금을 원상회복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인데, 우리에게 계속 빼앗기며 살라고 압박합니다.”

미사에 참석한 김형수 지회장(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은 “하청노동자의 삶은 항상 차별받고, 그 차별은 비가 많이 올수록, 더울수록, 추울수록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 삶을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며, 극심한 차별과 저임금 문제로 코로나19 감염까지 숨기며 일해야 하는 현실을 토로했다.

김 지회장은 이 싸움으로 세상이 하청노동자 문제에 보다 더 관심을 갖고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제대로 들여다보고 해결할 방법을 찾길 간절히 바란다면서, “이 절박함을 폭력 진압으로 짓밟는 것이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가 말한 선진화의 길인지 다시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파업과 생산 현장 옥쇄 투쟁에 대해 법원과 정부, 정치권 등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먼저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7월 15일 대우조선해양이 유최안 부지회장을 상대로 낸 집회 및 시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고, 사실상 퇴거 명령을 내렸다. 판결에 따르면 퇴거 명령을 위반하면 노조는 하루 300만 원을 사측에 지급해야 한다.

미사 참여자들은 손팻말을 들고 조선소 앞 곳곳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다. ⓒ정현진 기자
미사 참여자들은 손팻말을 들고 조선소 앞 곳곳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다. ⓒ정현진 기자
이날 미사에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노동자 등 약 100여 명이 참여했다.ⓒ정현진 기자
이날 미사에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노동자 등 약 100여 명이 참여했다.ⓒ정현진 기자

정부, 파업에 엄정대응 경고
제2의 쌍용차 되나, 우려

18일 미사가 끝난 직후 정부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파업에 대한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이날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노사 대화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불법적인 점거 농성을 지속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법치주의 확립”, “산업 현장 불법 상황 종식” 등을 강조한 뒤다.

이들은 담화문에서 “조선업 경기회복과 수주 확대를 발판 삼아 기업 정상화를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하청노동자 파업은) 대우조선해양 및 협력업체 대다수 근로자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한국 조선이 지금껏 쌓아올린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무책임한 행위, 일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불법행위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동료 근로자 1만 8000여 명의 피해와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또 점거 농성에 대해 “철 지난 폭력, 불법적 투쟁 방식”이라고 비난하고, “정부는 노사자율을 통한 갈등 해결을 우선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청노동자 파업과 하청업체 파산, 불법 파업 규정 등에 대해 김형수 지회장은 “과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파업이라는 결과로 불법, 폭력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김 지회장은 무엇보다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는 차별받지 않고, 삭감된 임금을 원상회복해 달라는 아주 기본적 요구이며,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각 당사자들과 협의를 해 온 과정이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파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하청업체는 급여를 올려줄 수 없는 입장이고, 그렇다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하청업체 폐업 등은 파업이 이뤄지기 전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으며 원인도 파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지회장은 급여 인상과 연관해서 중요한 것은 조선업의 인력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노동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인력으로는 아무리 수주를 많이 받아도 생산할 수가 없다면서 “임금이 워낙 낮으니 생산의 70퍼센트를 맡고 있는 노동자를 구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함께 살아가자는 뜻의 상생은 사전에나 나오는 단어요, 추구해야 할 머나먼 목표로 여겨지거나 권력이나 금력을 가진 이들이 듣기 좋은 소리일 뿐, 그 힘들을 미미하게 소유하거나 거의 전무한 이들은 언제가 자신들이 더 손해 봐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끼게 하는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미사에 참여한 시민과 하청노동자들, 그리고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그 사이는 멀다. ⓒ정현진 기자
미사에 참여한 시민과 하청노동자들, 그리고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그 사이는 멀다. ⓒ정현진 기자
18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이들의 요구가 이뤄지기를 촉구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18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이들의 요구가 이뤄지기를 촉구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18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이들의 요구가 이뤄지기를 촉구하는 미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현진 기자
18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이들의 요구가 이뤄지기를 촉구하는 미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현진 기자

이날 미사 강론을 맡은 이균태 신부(부산교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출신을 구별하는 차별, 사측이 자신들의 손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만든 원청노동자와 하청노동자 사이의 ‘노노갈등’의 현실을 지적했다.

이 신부는 옛날 지주와 소작농 사이의 ‘마름’처럼 소통이 아니라 혐오와 차별, 경쟁을 부추겨 노동자들이 서로 갈등하게 만드는 이 시대의 마름들이 있다면서, 본사 직원 중심의 노조, 원청 노조, 언론이 그들이며 그 가운데 가장 악독한 마름은 바로 ‘언론’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현실을 제대로 보고, 듣지 않으며 외면하려는 교회 구성원들에 대해서도, “성당이나 예배당 안에서 암울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 현실을 만든 장본인이 아니라 그 현실을 고발하는 이들에게 분노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작 분노해야 할 대상에게는 그러지 못하는 현실은 2000년 전이나 오늘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올바르지 못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는 것, 그것이 불의에 대한 저항”이라며, “바로 그 저항이 부활의 또 다른 말이다. 불의한 것, 거짓된 것, 피를 말리게 하고 포기를 강요하는 것, 그런 것에 저항하는 데서부터 참 삶이, 부활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한편, 7월 23일에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희망버스’가 전국에서 출발한다. 희망버스에는 서울대교구노동사목위원회, 성가소비녀회, 예수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종교계를 비롯한 67개 단체가 참여하며, 23일 오후 2시부터 거제시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진행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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