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5일 열린 30주년 기념 제152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정의기억연대
30주년 맞은 수요시위... “일본이 사죄하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외칠 것”
5일 제1525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생존 위안부 피해자 13명 남아
▲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5일 열린 30주년 기념 제152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마련된 사진들. 사진=정의기억연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이하 수요시위)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정의기억연대는 5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30주년 기념 제152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세상에 알린 것을 기리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8월 14일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수요시위가 처음 열린 것은 1992년 1월 8일이다. 지금까지 30년 동안 수많은 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연대해왔다.
한국 가톨릭 교회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힘을 보탰다.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는 1995년 12월부터 수요시위에 동참했고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도 뜻을 함께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1995년 12월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인권회복을 위한 기도회’ 미사 강론을 통해 “일본은 과거에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범한 모든 반인륜적 반도덕적 죄를 깊이 인식하고 뉘우치고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008년 3월 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난을 그린 연극 ‘나비’를 초청 공연하고 관심을 촉구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과 반인륜적 범죄의 재발방지를 위한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건립도 후원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함께 2013년 3월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억인 서명 운동’을 펼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한국 방문 당시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의 미사’ 때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초청해 위로했다.
일본 가톨릭교회에서는 시라야나기 세이이치(전 도쿄대교구장, 2010년 선종) 추기경이 1995년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용서를 청했다. 같은 해 한·일 여자 수도회 장상회의에 참석한 일본인 수녀들도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일본 주교단은 2014년 11월 제20회 한일 주교 교류 모임에 앞서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일본 주교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실태가 일본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용서를 청했다.
한편 이날 30주년 기념 제152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는 이옥선(안나, 95) 할머니와 이용수(비비안나, 94) 할머니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수요시위 30주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옥선 할머니는 “수요시위가 30년이 됐는데도 일본은 사죄를 안 하고 있다”며 “일본은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라. 그것이 반성”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가 추우나 더우나 많은 분이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일본이 망언만 하고 있어서 일본만 보고 있을 순 없다. 국제사법재판소 ICJ가 아닌 UN 고문방지협약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많은 이가 마음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세상에 알려진 지 30년.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아직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13명만이 남았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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