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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열린 인터뷰] 박상용 신부 "지학순 주교는 ‘빛과 소금’되는 교회상 보여주고 행동한 목자"

작성자 : 문화홍보팀 작성일 : 2021-09-13 조회수 : 690


9월 한 달 간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 행사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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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0 18:31 
▲ 행사장에서 신자들과 어울리는 지학순 주교(원주교구 제공)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서종빈 앵커 
○ 출연 : 박상용 신부 / (사) 지학순 다니엘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학순 주교, 원주교구 초석 놓고 평신도 의식 일깨워 
세상의 ‘빛과 소금’되는 교회, 스스로 보여주고 실천해 
1968년 건립한 가톨릭센터, 지역 문화와 민주화운동 중심지 

원주 28개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탄생 100주년 행사 진행 
지 주교의 삶과 정신 돌아보는 행사 9월 한 달 간 열려 
‘빛이 되라’는 말씀 실천하는 데 힘쓸 터 


[인터뷰 전문] 

유신독재를 비판한 양심선언으로 한국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며 구심점이 됐던 분이죠. 원주교구 초대교구장 지학순 주교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9월 한 달간 열리고 있습니다. 

28개 원주지역 단체들이 함께하는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사회추진위원회가 마련했는데요,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계신 사단법인 지학순 다니엘 대표이자 원주교구 문화영성연구소장, 박상용 신부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상용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지학순 주교님은 교회를 넘어 한국 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셨는데요, 어느덧 선종 28주기이자 탄생 100주년이 됐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주교님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세요? 

▶조금 개인적인 대답일 수 있는데요. 처음 주교님에 대한 얘기를 들은 것은 고3때였습니다. 
이미 그 전부터 성소에 꿈이 있었는데, 어느 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서 수감생활을 하시다가 다른 수인을 대신해서 죽음을 먼저 맞이하신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의 일대기를 읽고 어릴 때부터 결심한 성소의 꿈을 확고히 하던 시기였는데요. 

저희 형님으로부터 강원도 원주교구 지학순 주교님에 대한 아주 짤막한 소개를 듣고 감명을 받아서 사제 숫자가 적은 원주교구에서 사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같이 모색해 보자고 했죠. 원래는 타 교구에 속해 있던 제가 교구 간의 두꺼운 장벽을 잘 몰랐던 순진한 결정이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원주교구 사제가 되었고요. 지금은 지 주교님 기념사업위원장을 맡고 있으니까 뜻깊은 인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지 주교님께서 당뇨 합병증에 심하게 시달리던 모습이 그분에 대한 저의 주된 기억입니다 지 주교님의 많은 업적은 회자되는 소식과 함께 나중에 기록과 연구들을 통해서 더더욱 알게 되었습니다. 지 주교님 시기에 그 놀라운 주교님의 예지력, 선구자다운 모습은 알면 알수록 저를 설레게 했죠. 


▷유신독재 시절 주교님의 양심선언으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셨지만 끝까지 정의를 지키며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셨는데요, 교회 안에서도 하신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교회 안에서 기념비적으로 남은 주교님의 공적은 뭐라고 보세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첫째는 1965년에 창설된 원주교구에 첫 교구장으로 오셨는데, 당시 강원도 중남부는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자들 또한 교회에 대해서 굉장히 의존적이고 단순히 원조를 받는 곳이라데 익숙할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모습이었어요. 지 주교님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잘 구현하신 분이기도 한데요. 하느님 백성으로서 평신도들의 자의식을 일깨우는데 주력하시면서 다양한 교육을 통해 여러 단체들을 결성하셨고, 지역 구석구석 광산촌에 이르기까지 거기에 맞는 신자 의식을 살아있게끔 일깨우셨어요. 다시 말해서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교우들을 새로운 가치교육을 통해서 능동적인 신앙생활로 탈바꿈시킨 획기적이고 다양한 시도들을 그 당시에 많이 하셨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교회가 주로 교회 내에서만 치중하던 모습에서 세상과 함께하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당신 스스로도 몸소 보이시고 또한 눈 뜨게 해 주셨다는 겁니다. 세상 여러 모순, 불합리한 부분, 인간의 기본권마저 너무 쉽게 무시되는 사회에 교회가 아픔을 함께하고 보듬고 희망과 용기를 줬던 그런 모습이죠. 


▷1973년 주교회의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민주화, 사형제, 인권 평화를 위해서 교회의 목소리를 내시고 직접 행동하셨던 그런 분이셨잖아요. 9월 한 달간 계속되는 주교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28개 원주지역 단체들이 함께 추진하는데요, 
원주 지역사회에서 지금도 구현되는 지학순 주교님의 정신, 시민의식은 무엇인가요? 

▶오늘날 원주시를 정의, 생명, 평화의 도시로 명명하면서 거듭나고 있는데요. 아마도 사회협동조합이 제일 많은 도시라서 그러기도 합니다. 협동조합의 도시로서 원주협동사회 경제 네트워크 조합원 주소록을 보면 현재 43개 사회단체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주 내용을 보면 개인의 사익보다는 협동의 가치 혹은 미래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네트워크죠. 

사실 이 모든 단체들이 전반적으로 뿌리의 시작이 가톨릭센터인데 가톨릭센터를 언급 안 할 수 없는데요. 1968년 주교님께서 군사도시면서 사회적으로 신흥문화가 거의 황무지 상태였던 원주의 지역사회에 시민문화 향상을 위해서 전국 최초로 원주 가톨릭센터를 건립하셨습니다. 센터라는 말로 불렸듯이 그야말로 원주 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고 여러 가지 전시회, 강좌, 연극, 공연, 음악회 이런 문화 공간 역할뿐만 아니라 예식장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생활의 향상을 가져왔고요. 센터 건립 이후에 웬만한 커플들은 거의 다 가톨릭센터 예식장에서 혼인을 했다고 합니다. 여러 단체들, 초기의 원주문화방송, 신협, 강원도 지부, 소비자 협동조합 이런 것들과 가톨릭노동청년회, 농민회 이런 사무실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요. 또한 시민사회 단체들 회의 장소로도 사용되고 70, 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의 각종 집회가 열린 곳이기도 하죠. 


▷지학순 주교님을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어떤 행사들을 준비하셨습니까? 

▶먼저 지 주교님 탄생 100주년이라는 홍보를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했고요. 구체적으로 9월 1일 지 주교님 유물, 사진전과 더불어서 미술전을 열었습니다. 새로 지은 원주문화원에서 개막식과 더불어서 기간은 한 달입니다. 한 달 동안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또한 9월 10일, 12일 이틀 동안 원주문화원 앞마당에서 시민참여 부분인데 생생마켓, 버스킹, 토크콘서트, 윷놀이 판으로 따라가는 지 주교님 순례길 공연, 대동놀이 등이 펼쳐지고요. 9월 14일부터 16일 3일 동안 상지대에서 기념학술대회를 하게 되는데요. 지 주교님에 대한 기억, 계승, 실천 이런 내용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행사가 제한을 받고 있어서 유튜브나 여러 가지 영상들을 통해서 직접 참가를 못하더라도 함께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놨죠.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 마당으로 10월 2일 지 주교님께서 석방되시고 원주역에서, 옛 원주역이죠. 거기서 원동 주교좌성당까지 오셨는데 그 당시에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그걸 재현하는 모습으로 ‘다시 빛으로’ 라는 주제로 침묵 속에 대열을 갖춘 그룹이 주교좌성당까지 행진을 하는데 여기에는 메시지를 플래카드나 깃발에 담아서 표현합니다. 


▷지 주교님이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선고됐던 긴급조치 위반 혐의가 지난해 4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유죄로 판단한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재심 청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아시다시피 긴급조치위반 혐의가 작년에 무죄판결 받으시고 우리나라 민주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국민훈장모란장까지 추서 받는 감사할 일이 생겼지만 사실 법원의 유무죄 선고가 그리 중요하진 않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하느님 안에서 양심을 가지고 교회와 인권을 위해서 하신 일들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의미가 있죠. 내란선동혐의에 대한 재심청구에 대해서도 노력해 오는 거로 여겨지는데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단법인 저스피스가 지학순정의평화상 시상으로 23년째 주교님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 시대에 필요한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더 폭넓게 해나가길 바라세요? 

▶아무래도 요즘 시대가 이기심만 부추기는 여러 경제 현실 속에서 서로 돕고 사는 상생의 길을 더욱 모색했으면 싶습니다. 이제 지구촌이라는 글로벌 세상에서 보다 폭 넓게 서로 잘 돕고 사는 세상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사단법인 저스피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세계 곳곳에서 신음하고 힘들어하는 구석들을 잘 찾아 격려하고 세상에 알리기 위한 노력에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는데요. 세상을 좀 더 밝게 비추려는 노력이 지치지 않고 보다 큰 활력을 서로 얻어 가면 좋겠습니다. 


▷신부님께선 현재 원주교구 문화영성연구소 소장으로, 사단법인 지학순 다니엘 책임을 맡고 계신데요, 사단법인 지학순 다니엘은 어떤 활동을 하나요? 

▶이번에 시민사회단체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시작이 됐는데요. 그 전에는 그냥 지 주교님 기념사업위원회에서 오랫동안 교회 안에서만 해 오다가 이번에 사단법인을 통해서 시민사회단체와 협업하는 시스템으로 변하게 된 겁니다. 폭이 더 넓어진 거죠. 


▷‘빛이 되라’ 당부하신 주교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영성을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제안들을 하고 싶으세요? 

▶‘빛이 되라’는 지 주교님의 사목표어는 일생을 두고 펼치신 하나의 모토이자 실제로 그렇게 사셨죠. 요즘 세상의 큰 어른들이 자꾸 잊혀 가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이번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우리 가까이 계셨고 함께 호흡하셨던 지 주교님을 보다 더 잘 알아가는 기회로 삼고 특히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좋은 꿈을 꾸는데 지대한 영향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사회추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이신 원주교구 문화영성연구소 소장, 박상용 신부 함께 만나봤습니다. 오늘 인터뷰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9-10 18:3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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