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교회소식
교회소식

교회소식

신문방송[인터뷰] 강주석 신부 "한반도 평화 주도권 갖기 위한 자신감 가져야"

작성자 : 문화홍보국 작성일 : 2020-06-09 조회수 : 323

[인터뷰] 강주석 신부 "한반도 평화 주도권 갖기 위한 자신감 가져야"


2020-06-08 18:08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강주석 신부 /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군사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인식 받아들여지고 있어

평화를 위한 정부나 교회의 노력이 의미없진 않아

6월17일부터 25일까지 민족의 화해와 일치 위한 9일 기도

모든 교구가 한마음으로 미사 봉헌하는 의미 커

평화를 위한 기도와 노력 하느님께선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믿음 중요해

북한의 지시에 따라 한다?, 평화를 위한 주도권 갖는다는 자신감 가져야

교황님 방북 기대감, 희망을 놓지 않고 기도했으면


[인터뷰 전문]

한국 천주교회는 매년 6월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달로 지내죠.

6.25 한국 전쟁이 일어난 지도 올해로 70주년을 맞습니다.

전쟁의 마침표는 언제쯤 찍을 수 있을까요?

한국교회는 올해도 전국 각지에서 다 함께 미사와 기도를 바치면서 평화를 염원하기로 했는데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이신 강주석 신부 연결해 한반도 평화 통일에 대한 바람과 교회의 역할에 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6.25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는 6월인데요. 휴전으로 67년째 분단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화 연구자로서, 사목자로서 분단 체제의 상황,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너무 긴 시간입니다. 53년 7월에 맺은 정전협정 4조 60항을 보면, ‘3개월 내에 정치회담을 소집, 외국군대의 철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문제를 협의할 것을 건의한다.’ 이런 내용이 있는데.. 아직도 종전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평화적인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가 분열과 죄, 고통 가운데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죠.


▷지난해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은 전 세계가 주목했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 컸었는데요. 전쟁 발발 이후 70년간 화해를 위한 노력도 많았는데, 어떻게 평가를 하시는지요?

▶현재 북미관계가 교착국면에 빠지고 남북관계도 진전이 없는 상황을 보면 아쉬움이 많죠. 그래도 다른 면으로 생각하면, 2017년 말에 세계적인 종군기자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전쟁위기가 분명 있었는데, 국내외 일부 정치인들 가운데는 Surgical air Strike 외과 수술식 폭격 같은 말을 하는 분들도 있었고, 이게 미소 핵전쟁의 위기를 가져왔던 1962년 쿠바미사일 위기 때도 나왔던 용어거든요. 현재는 한반도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는 사실이 대체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면, 평화를 위한 정부나 교회의 노력이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교회가 해마다 6월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달로 지내면서 전 신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6월 25일이면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해왔는데요. 올해는 임진각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같은 시각 미사를 드리게되죠.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네. 작년 주교회의 정기 총회에서 올해는 각 교구에서 미사를 봉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제약이 있더라도 한국의 모든 교구가 한마음으로 동시에 미사를 봉헌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한국전쟁 중에는 전쟁 승리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기억하면서 지금 우리가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를 봉헌한다는 것은 소중한 일입니다.


▷6월25일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에 앞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 기도도 봉헌하기로 했는데요. 어떤 지향으로 기도를 바치게 됩니까?

▶네. 6월17일부터 25일까지 9일기도인데요. 민족화해를 염원하는 신부님들 아홉 분이 작성하신 기도 묵상을 안내합니다. 평화통일을 위해서, 이산가족, 탈북민들을 위해서, 또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서, 경제제재로 더 큰 고통을 받는 힘없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실현되기를 소망하는 지향을 가지고 우리가 바라는 화해와 일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망하는 기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매일 밤 9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모경 바치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요. 본당마다, 모임마다 알람을 해놓고 매일 밤 동참하는 신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신자들의 기도가 느껴지십니까?, 어떤 힘이 될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네. 현장에서도 많은 분들이 기도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실 북한문제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정말 믿음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기도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제는 기도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남과 북, 우리의 굳은 마음을 살처럼 부드럽게 해 주실 수 있는 하느님의 은총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자들의 기도와 국민들의 염원에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순탄치 않은데요. 신부님께서는 현재의 상황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분명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정말 대화를 통해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평화를 위한 우리의 기도와 노력을 하느님께서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믿음이 있고요. 예를 들면,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평화협정 이러한 얘기들은 북측 주장이다 이러한 공격이 있었는데, 지금은 대중적으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봐서 변화가 있다고 계속 이런 변화를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는 얼어붙은 북미, 남북 관계 개선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남북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요.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 해야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남북경협, 대북경제 제재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사실 이런 문제들이 다 연결되어 있는 것이구요. 이게 국제적인 문제인 만큼 어려운 게 사실인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장 쉬울 수 있고 어쩌면 가장 어려울 수도 있는데,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을 좀 바꿔야 하지 않나, 우리가 평화를 위해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예수님의 황금률은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런 말씀을 북한에도 적용시켜야 하지 않을까 이제 체제경쟁을 했던 시대가 지난 만큼, 북한의 입장을 조금 더 고려하는 것도 ‘종북’이 아니라고, 북한의 지시를 받아서 그런다든지 이런 차원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 이니셔티브를 갖기 위해서 우리 국민도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좀 더 부드러워 져도 된다고 그런 자신감이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신자들의 열심한 기도 만큼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은데요. 평화나 통일에 대한 국민과 신자들의 인식과 관련해선 어떤 생각을 해 보십니까?

▶일반적으로 신자들의 인식도 일반 국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화해의 제사 미사를 봉헌할 때 조금 더 우리의 신앙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절대 이 한반도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죠.


▷현재 기성세대들은 공교육 과정에서 반공이나 안보교육을 끊임없이 받아왔는데요. 사실 평화나 통일 교육을 받을 기회는 딱히 없었습니다. 청소년들도 마찬가지고요. 어떤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님께서 강조하셨듯이, 저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평화교육과 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만 변할게 아니라 우리도 변해야한다는 것이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변화에 앞장 서야 할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 주일학교 교육이나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에 입문하는 예비자 교리에서도, 왜 우리 교회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 이런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70년을 염원하는데도 평화와 화해가 쉽사리 다가오지 않는데요. 화해와 평화를 위해 일상에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실천해야 할 것은 뭘까요?

▶저는 아직 마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만약에 우리 정부가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한다든지 이런 뉴스가 나오면 많은 국민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보거든요. 같은 민족이라고, 우리나라 지도를 그릴 때 반쪽만 그리는 사람은 없는데 실제로는 북한을 연민하기 너무 어려운 적대적인 분단구조를 살고 있는 만큼. 적대감과 두려움이 아직 너무 강력한데. 우리가 그 공포해서 해방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K-팝, K-방역 등이 세계에서 주류가 되는 것처럼 분단의 당사국으로서 K-평화의 역량도 충분히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K-평화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역할은 무엇이겠습니까?

▶한반도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와도 다 연결되어 있는 문제이지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여러 교구와 수도회에서 국제행사를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 가톨릭 교회를 연대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데, 우리 교회의 역할이고 가장 필요한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강대국 정치인들 한두명 마음대로 우리 운명이 결정될 수 없는 것이고. 국제 사회가 한반도 평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진지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가톨릭이 앞장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는 평온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든 화해를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된다>고 강조하셨는데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어떻게 기대하십니까?

▶현재로선 교황님의 방북에 대한 여건이 성숙됐다 이렇게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신자들은 희망을 간직하고 기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께서는 그러한 여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2018년 제네바에서 열렸던 WCC 그러니까 세계교회협의회 70주년 행사에 참석하셨던 교황님이 당신을 ‘일치와 평화를 위한 순례자’로 호명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개신교 참가자들이 굉장히 열렬히 교황님을 환영했구요. 신구교 갈등의 역사가 깊은 유럽에서 오랜 세월 참혹한 전쟁을 치렀던 역사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서로 공존하고 또 일치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볼 때 우리가 다른 체제와도 대화하고 존중할 수도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교황님 방북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우리 한국 교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대체로 그런 반대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렇게 우리가 변화되는 것을 보면, 희망을 놓지 않고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북한학 박사이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이신 강주석 신부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원문링크: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780930&path=20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