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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탄 인사, 폐부찌르는 뜨끔한 15가지 병폐 적시

작성자 : 홍기선 작성일 : 2014-12-26 조회수 : 2067



"확실히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은 다르다."

 

23일 외신은 물론 국내 각 언론에 보도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탄 인사말을 두고 하는 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는 이들과 함께 울어주고,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할 줄 알아야 한다. 영혼 없는 목석같은 사제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느님을 잃어버리고 자기 자신에만 몰두하는 영적 치매를 경계해야 한다고 여느 때, 어느 누구와도 다른 성탄 인사말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1222(현지시각) 크리스마스(성탄절)을 앞두고 교황청에서 교황청 장관, 의장단들과 만난 자리에서 교황청 인사들이 주의해야 할 15가지 병폐를 지적했다. 각 언론들은 교황청 성직자들의 영적 치매를 경계하고 병폐, 15가지 질병을 지적했을 때 참석자들은 아마도 뜨끔했을 것이라고 언론들은 제목을 달았다.

 

교황은 이어 자기를 과시해서는 안 된다. 부와 권력을 축적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하고 교회의 축소판인 로마 교황청에 사는 교황청 인사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고 화합하며 건강하게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아주 특별한 성탄 인사말을 했다.

 

로마 교황청에서는 성탄절 앞두고 매년 교황과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이 만나 성탄 인사를 나누는 것이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 자리에서는 한 해를 되돌아보고 정리하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 일반적 관례였으나 올해의 경우에는 아주 뻔 한 의례적인 인사말 대신에 폐부를 찌르는 인사말을 함으로써 참석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사막의 교부들 가르침을 따라서 경계하여야 할 병폐들을 말하겠다고 운을 뗀 뒤 사제들이 빠져들기 쉬운 15가지의 병폐를 하나하나 들며 설명해 나갔다.

 

교황은 특히 꾸리아(Curia)15가지 병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영적인 치매, 험담의 테러리즘, 무병불사의 존재라는 착각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며 꾸리아를 비판했다. 이어 교황은 바티칸 사제들이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삶을 살며, 권력을 잡고 부를 쫓는데 자신의 지위를 사용하고, 신을 섬겨야 하는 본분을 잊어버렸다고 강하게 비판적인 인사말을 했다.

 

또 교황은 꾸리아가 출세지향주의에 빠져 하느님 대신 자신의 상사를 찬양하고, 남과 함께 울 수 있는 공감 능력을 잃었으며, 세속적인 이익만을 추구하고 이를 과시한다고 뼈아프게 지적했다. 교회의 지도자는 가난하고 취약한 신도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교황 자신의 평소 소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나아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이 장례식장에 있는 사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면서 사제들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하고 지나치게 많은 계획을 세우고 너무 많이 일을 하며, 음이 맞지 않는 오케스트라처럼 손발이 맞지 않는 관료주의적인 면도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교황이 적시한 15가지 병폐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자기중심주의

과도한 활동

영혼 없는 목석

지나친 계획주의

불일치

영적인 치매

경쟁과 허영

정신분열

뒷담화 :

무관심 :

장례식장에 간 사람들의 얼굴 :

부의 축적

파벌 형성

세속적 이윤 추구

전시주의 

 

교황은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사제가 될 것을 강조하고,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언어로 교황청을 비판했다. 이어 교황은 영적으로 공허한 이들은 위선적으로 행동을 하며 자기를 과시하려 든다면서, 자기중심주의에 사로잡힌 이들은 신자들에게 봉사하기보다는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사제들은 일을 할 때 사목적 배려 없이 행정편의, 효율성만을 따져서는 안 된다며 성직자들은 행정가가 아니라 사제들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뒷담화를 자주해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출세와 이득을 위해 상사를 신격화하고, 부와 권력을 축적하는 행태도 지적하며 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교황은 사제들을 비행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사제는 비행기와 같다는 격언이 있다고 소개하고 비행을 할 때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추락하면 뉴스가 된다면서 추락한 사제 한 명이 교회 공동체 전체를 얼마나 다치게 하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예사롭지 않은 성탄절 인사말에 대해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참석한 추기경들은 불편한 기색이었으며, 교황의 성탄 인사는 큰 박수를 받지 못했고, 추기경들은 웃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참석자들은 교황청 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교황의 발언을 뜨끔하면서도 탐탁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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